'싱글즈'와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섞어놓은 듯한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감독 이언희, 제작 싸이더스FNH)의 주인공은 30대 초반 여성 둘이다.
하나는 미혼인 사진작가 정완(이미연), 다른 하나는 기혼인 전업주부 희수(이태란)로 32살 동갑인 이들은 절친한 친구 사이다.
'섹스는 영양제'라고 생각하는 정완은 벤츠 E클래스를 굴리고 다니는 멋쟁이 유부남(김준성)과의 짜릿한 섹스와 연애를 즐기며 사는 '화려한 싱글'이며 '결혼은 안심보험'이라고 여기는 희수는 짐짓 쿨한 체하지만 자기만 바라봐주는 남자의 배려와 헌신이 없으면 죽고 못사는 타입의 여자다.
영화는 이들의 연애관과 섹스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데, '싱글즈'나 '처녀들의 저녁식사' 류의 영화나 드라마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특별히 새롭게 느껴지는 내용은 없을 듯하다.
개방적이고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것 같은 정완과 희수의 연애관과 섹스관, 그리고 대화는 오늘날 국내 극장가를 주도하는 20~30대 여성들에게 공감과 대리만족의 쾌감을 줄 수도 있다.
이 영화가 겨냥한 것도 십중팔구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싱글즈'로 재미를 봤던 싸이더스FNH의 작품이라는 점도 그 같은 추측을 가능케 한다.
연애에 대한 30대 초반 여성들의 고민을 역시 30대 초반 여성 감독이 여성의 시각과 입장에서 그린 만큼 다분히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영화라 할 만한 이 영화에서 남성은 타자화(他者化)되고 희화화될 뿐 진지한 인격적 주체로 등장하지 않는다.
정완의 불륜과 희수의 결혼생활은 약간의 우여곡절을 겪다가 결국에는 각자 제 갈길을 가게 된다는 전형적인 페미니즘 영화의 결말을 이 영화는 채택하고 있다.
정완과 희수는 각자가 겪은 불륜과 이혼이라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자신의 삶을 찾게 된다. 영화에는 이미연과 이태란의 키스신과 베드신이 나오긴 하지만 수위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어서 출연배우들이 몸을 사렸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미연은 '태풍' 이후 거의 2년 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태란은 '어깨너머의 연인'이 첫 영화 주연작이다. '어깨너머의 연인'은 지난해 8월 이미 촬영을 끝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개봉이 미뤄지다가 1년여 만에 어렵사리 개봉이 이뤄지게 됐다. 10월18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완과 희수는 각자가 겪은 불륜과 이혼이라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자신의 삶을 찾게 된다. 영화에는 이미연과 이태란의 키스신과 베드신이 나오긴 하지만 수위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어서 출연배우들이 몸을 사렸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미연은 '태풍' 이후 거의 2년 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태란은 '어깨너머의 연인'이 첫 영화 주연작이다. '어깨너머의 연인'은 지난해 8월 이미 촬영을 끝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개봉이 미뤄지다가 1년여 만에 어렵사리 개봉이 이뤄지게 됐다. 10월18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