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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대중인기는 우연…내가 좋아하는 걸 할 뿐”

등록 2007-10-25 19:08

새영화 ‘도쿄 타워’ 국내 개봉 인사하러온 오다기리 조
새영화 ‘도쿄 타워’ 국내 개봉 인사하러온 오다기리 조
새영화 ‘도쿄 타워’ 국내 개봉 인사하러온 오다기리 조
국내 영화팬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 배우라면 단연 오다기리 조(31·사진)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주류에서 떨어져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사람의 매력을 지녔다. 히피 청년, 엉뚱한 경찰, 동성애자 등 맡는 배역도 그렇다. 밝게 웃을 때도 외따로운 서늘함이 느껴지고, 쓸쓸해 보일 때에도 ‘남이야 어떻게 보든 내 갈길 간다’는 여유가 스며있다. 그런 매력이 영화팬들을 사로잡으면서 그가 출연한 〈메종 드 히미코〉나 〈유레루〉는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해 ‘오다기리 조’ 마니아를 만들었고, 올해는 그의 특별전이 열리기도 했다.

최근 그가 출연한 새 영화 〈도쿄 타워〉는 일본에서 개봉 첫주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를 알리려고 한국에 온 오다기리 조를 25일 만났다. 인터뷰 장소에 그는 단발머리를 윗 부분만 질끈 묶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도쿄 타워〉에서 그는 보통 사람이 소화하기 힘든 소시지빛깔 분홍색을 위아래로 입고 나오는데 매력적이다. 그의 패션 그 자체로 강렬한 의미를 전달한다. “〈도쿄타워〉에서 옷을 직접 고르기도 했죠. 학생 시절은 1980년대 분위기로, 성공한 뒤에는 핑크나 보라 등 시각적인 자극이 될만한 걸 골랐어요.”

이번 영화 〈도쿄 타워〉는 병든 홀어머니와 그를 돌보는 아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오다기리 조의 어린 시절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부모가 이혼해 그는 어머니와 둘이 살았다. 홀로 남겨진 시간은 영화관에서 보냈다. “어릴 때 〈드래곤 볼〉같은 애니메이션이나 청룽(성룡) 영화를 많이 봤어요. 영화 이야기와 제 가정 환경이 닮은 부분이 있어 어릴 때 느꼈던 감정을 녹여 넣었죠.”

그는 대학에 입학한 뒤 연출 공부를 하려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그런데 원서에 전공 분야를 잘못 적어 넣는 바람에 얼떨결에 연기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배우로 이름을 알린 작품은 텔레비전 드라마 〈가면 라이더 구우가〉다. 이후 그는 〈밝은 미래〉를 전환점으로 배우로 성장한다. 이 영화에서 그는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잃었지만 주류 사회에 아무 생각 없이 편입하고 싶지도 않은 청춘이 한 자락 희망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연기했다.

이런 고독과 저항의 정서는 〈스크랩 헤븐〉이나 〈피와 뼈〉에서 묻어난다. 그렇다고 그가 우울한 작품만 한 것은 아니다. 〈박치기!〉에서 낙천적인 히피 청년이 됐고 텔레비전 드라마 〈시효형사〉에서는 항상 시효가 끝난 사건만 쫓는 경찰이 됐다. “〈시효경찰〉은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는데 우연찮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됐어요. 〈도쿄 타워〉도 마찬 가지죠. 대중을 의식하며 일을 하고 싶진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할 뿐이예요.”

그는 단편 영화와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린다. 그가 만든 7분30초짜리 단편 〈퓨어리 인 메소토〉에서는 벌거벗은 남자가 춤을 췄고 그가 만든 노래는 이해하기 어려운 노랫말이 붙어있다. “지금도 단편을 만들고 편집하고 있어요. 요즘은 각본을 쓰는 게 가장 재미있어요.”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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