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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기준 너무 까다롭다”

등록 2007-11-11 11:40

아카데미위, ‘색, 계’ 등 우수작 배제 불만 표출

2008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를 놓고 정작 상을 받을 만한 영화들은 제외됐다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대만 대표로 출품된 올해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리안 감독의 '색, 계'를 충분한 수의 대만인이 영화 제작에 주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서 배제한 경우다.

9일자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프랑스는 올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줄리앙 슈나벨 감독의 '다이빙 벨 앤 더 버터플라이(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대신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를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출품했다.

이스라엘 방문 도중 실종된 이집트 취주악단에 대한 이스라엘 영화 '밴드의 방문(The Band’s Visit)'도 아카데미위원회가 "영어대사가 너무 많다"고 문제를 삼자 대신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인 '보포트(Beaufort)'를 출품했다.

또한 '연을 쫓는 아이(The Kite Runner)'는 영어와 아프가니스탄의 다리어로 대사가 구성됐지만 스위스 출신의 미국 감독 마크 포스터가 다국적 스태프들과 함께 만든 영화여서 아프가니스탄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제작사인 파라마운트 밴티지가 출품도 하지 않았다.

한국 영화 '밀양'을 포함해 모두 63편의 영화들이 출품한 올해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는 이렇게 글로벌 시대에 걸맞지 않는 아카데미의 구시대적 기준 때문에 중량급 영화들이 후보에서 많이 제외됐다.


아카데미의 국가 선정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는 여전히 한 국가당 한 영화라는 기준을 고수하고 있어 최우수 외국어영화가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받기는 계속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색, 계'의 공동 시나리오 작가인 제임스 샤무스는 "'색, 계'는 200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중국 대표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와호장룡'처럼 다국적 스태프로 제작됐음에도 후보에서 탈락됐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색, 계'를 출품했던 대만 정부는 아카데미로부터 "몇 시간내로 다른 영화를 출품하지 않으면 후보작을 낼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항소도 하지 못한 채 '연습곡'을 대신 출품했다고 불평했다.

아카데미 측은 이런 비난에 대해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 작가, 감독, 제작자 중 한 명이 해당국가 출신이어야 하고 ▲주연배우 중 그 국가 출신이 포함돼 있어야 하며 ▲촬영, 프로덕션 디자인, 사운드 등 제작 각 부문 책임자가 해당 국가의 국적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색, 계'는 주연배우나 주요 제작진 중 대만 출신이 없었던 것이 탈락 원인이라고 아카데미 측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런 기준 때문에 2001년 영화 '이 투 마마'나 2004년 브라질 출신의 월터 살레스가 감독한 다국적 공동제작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2003년 오스카에서 각본상을 받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 '그녀에게(Talk to Her)'는 어느 나라도 자국 대표로 아카데미 외국영화상에 출품하지 않았다.

물론 아카데미는 비평가들의 비난에 따라 '해당 국가의 주요 언어로 대사가 구성돼 있지 않은 영화는 출품할 수 없다'는 기준을 '영어 대사가 아니기만 하면 된다'는 것으 최근 바꿨다.

물론 오스카의 오래된 외국영화상 후보 선정 기준이 한꺼번에 바뀌기는 힘들지만 비평가들은 최고의 외국영화가 외국영화상 후보로 뽑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할리우드는 2008년 오스카의 강력한 외국영화상 수상 후보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마니아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와 '판의 미로'의 기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한 스페인의 공포 영화 '고아원'을 꼽고 있다.

김해원 통신원 matrix1966@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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