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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블로그] <세븐데이즈>, 한국스릴러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등록 2007-11-19 18:41

영화 <세븐데이즈>의 한 장면.
영화 <세븐데이즈>의 한 장면.
데이빗 핀처, 토니 스캇, 크리스토퍼 놀란, 그레고리 호블릿. 이 감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스릴러'다. 앞서 나열한 감독들은 내가 매우 좋아하는 분들이고(이것도 공통점이다.), 참고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예상하셨다시피 '스릴러'다. 치밀한 두뇌 싸움, 숨막히는 이야기의 전개 그리고 예상을 뛰어 넘는 마지막 반전을 좋아한다. 뒤통수를 강렬히 맞을수록 좋다. 그렇다고 반전만을 위한 영화는 사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궁색하지 않은 개연성이다. 논리적인 구성이 중요하다.

<세븐데이즈>를 소개하기 위한 서설(序說)이 길었다. 11월 14일에 개봉한 <세븐데이즈>는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 새롭다. '유괴'라는 기본 구조에서 '그 놈 목소리'나 '맨 온 파이어'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세븐데이즈>는 단순히 범인을 잡는데만 몰두하지 않는다. 그것이 <세븐데이즈>를 기존 한국 스릴러의 치명적 단점인 '단조로움'에서 해방시킨다.

기존의 한국 스릴러가 벌려놓은 판을 수습하지 못하고 막판에 우격다짐식으로 이야기를 끝맺기에 바빴다면 <세븐데이즈>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속도에 균형이 잡혀 있다. 그것은 아마 탄탄한 시나리오 덕분일 것이다. 그래서 <세븐데이즈>에는 불쾌한 비약이 없다.

기존의 한국 스릴러가 오로지 범인 잡기에 몰두해서 이야기의 전개가 허술했다면 <세븐데이즈>는 오히려 초점을 범인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이동시킨다. 그래서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오로지 범인만 잡으면 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야기의 흐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스릴러의 강박은 반전에 있다. 뭔가 엄청난 반전으로 관객들을 놀래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반전에 비중을 두다보면 막판에 이야기가 흐트러진다. 치밀하고 논리적인 반전이 아니라 비약이 된다. <세븐데이즈>는 반전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세븐데이즈>의 반전은 이야기 속에 교묘히 스며 들어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감독이 언제 뒤통수를 때릴 지 신경을 곤두세워가며 영화를 감상할 필요가 없다.

<세븐데이즈>를 보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하자면

1. 기존의 한국 스릴러의 한계를 뛰어 넘은 새로운 형식의 스릴러다.
2. 월드 배우 김윤진의 물오른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3. 박희순이라는 배우를 재발견할 수 있다.
4. 18세 이상 관람가이다. (야해서 그런 것 아님.)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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