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프로듀서 로이 리 방한
한국배경 영화 만드는 재미 프로듀서 로이 리
폭스 자회사 1억달러대 투자 갱스터물 ‘첫단추’
폭스 자회사 1억달러대 투자 갱스터물 ‘첫단추’
“미국에서 찍을 때와 같은 수준의 결과물을 한국에서 얻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로이 리 버티고엔터테인먼트 대표)
할리우드 주요 영화사가 처음으로 한국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든다. 20세기 폭스사의 자회사인 폭스 아토믹사는 1억~1억5천만 달러(약 90억~140억원)를 투자해 갱스터 영화(제목 미정)를 제작하는데, 재미동포 로이 리 버티고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로이 리는 이미 <엽기적인 그녀> 등 한국 영화 8편, <무간도> 등 아시아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기획, 주도해 왔다. 그와 함께 이번 영화의 공동 프로듀서인 재미동포 윌리엄 최 ‘매니지먼트 360’ 매니저, 피터 키어넌 등이 사전 답사로 한국을 방문해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매니지먼트 360’은 리즈 위더스푼, 토비 맥과이어 등이 소속된 회사다.
로이 리 대표는 <주온>을 리메이크한 <그루지>를 일본에서 촬영해 제작비를 줄이고 흥행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지금은 타이 영화 <셔터>의 리메이크작을 일본에서 찍고 있어요. 이번엔 한국을 배경으로 삼은 작품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20세기 폭스쪽에 제안했죠.”(로이 리)
영화 <컨피던스>등을 쓴 재미동포 덕 정이 기획한 이번 영화는 미국인 경찰이 한국인 범죄자와 짝을 이뤄 폭력배 조직에 잠입한다는 이야기다. 제작사는 한국 조폭이 중심에 서는 한국어 버전과 미국인 주인공 중심인 영어 버전 두 가지로 만드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제작사는 미국 시나리오 작가조합의 파업으로 구체적인 스케줄을 잡지는 못했지만, 내년엔 촬영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초반 로스앤젤레스 장면을 빼고 75~90%는 한국에서 찍는다. “서울은 영화적 풍경을 지닌 도시에요. 대도시의 느낌에다 독특한 특징이 더 들어있죠.”(피터 키어넌)
지난달 30일 한국에 온 세 프로듀서는 엔서울타워(옛 남산타워) 등을 방문했다. 윌리엄 최는 “우디 앨런의 영화 속 맨해튼처럼 서울을 뚜렷한 성격을 지닌 공간으로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에 참여할 한국 쪽 제작사를 구하고 한국인 감독에게 연출을 맡길 계획이다. 미국인 남자주인공은 영화 <스텝업>에 출연한 채닝 테이텀, 이밖에 대부분 배역은 한국 배우에게 돌아간다.
이밖에 로이 리 대표가 제작에 참여한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리메이크작 <어 테일 오브 투 시스터스>는 내년 3월께 개봉할 예정이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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