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2시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싸움>(제작: 시네마서비스, 상상필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한 커플이 저녁에 만나 데이트를 하다 심하게 싸우고 각자 집으로 갔다. 잠시후 남자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전화해 물어본다. "밥은 먹었어?" 라든가 "내일 영화나 보러 갈래?"라는 질문을 하며 화해의 제스쳐를 취한다. 하지만 여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여자는 그 일을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남자는 여자의 이런 반응에 "화가 아직 안 풀렸구나. 내일 다시 전화할께. 화 풀리면 연락해."라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특유의 감성을 바탕으로 극 중 캐릭터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 대중의 이목을 집중 받았던 한지승 감독이 영화 <싸움>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화법은 확실히 전과 다르다. 전작에서 일상적인 상황을 나열해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면 <싸움>에서는 치열하고 극단적인 상황을 그만의 섬세한 연출력 안에서 과감히 표현한 것이다.

김태희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 이후 연기력에 대해 "'천국의 계단'에서는 화내는 장면을 비현실적으로 표현해 어색했다"며, "'싸움'에서는 좀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느끼는 감정대로 마음을 맡겨 표현하기가 편했다"고 털어놨다. 관객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대해 김태희는 “관객들의 평가는 냉정하니까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는 질문에 김태희는 “새롭고 다양한 모습이 보였다면 다행이다"며,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편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원래 모습과 익숙한 모습이 있다”며 영화 속 연기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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