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 극장판 24일 개봉
1995년 일본에서 텔레비전 방송된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독특한 세계관과 영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에 새 바람을 부르며 새로운 고전으로 평가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1997년에는 극장판도 나왔다. 당시 주역들이 뭉쳐 새로운 극장판을 들고 나왔다. 24일 개봉하는 <에반게리온:서>는 새로 시작하는 이 시리즈 4부작 가운데 첫 편이다. 안노 히데아키가 총감독을 맡고 쓰루마키 가즈야, 마사유키 등이 감독으로 합세했다.
10년 넘게 지난 지금 다시 에반게리온을 불러낸 까닭은 뭘까? <에반게리온:서>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한국을 방문한 쓰루마키 가즈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97년 극장판의 결말은 당시 안노 히데아키 총감독의 세계관을 담은 것이고 10년이 지나 안노 감독의 세계관도 바뀌어 결말이 달라질 것”이라고 새 시리즈를 설명했다.
원조 에반게리온 시리즈는 다른 애니메이션과 달리 주인공을 용기 넘치는 영웅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주인공 신지는 애정결핍과 흔들리는 정체성에 괴로워하는 내성적인 인물이다. 원작을 어떻게 진화시켜갈지, 주인공 이카리 신지의 이상한 사이코드라마 같았던 텔레비전 시리즈의 결말이나 세계의 종말로 마친 1997년 극장판과 어떻게 달라질지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에반게리온:서>는 텔레비전 시리즈 초기 영상과 줄거리를 거의 따라간다. 하지만 원작 우려먹기라는 쓴소리를 듣지 않도록 영상은 3디 느낌이 강한 새로운 분위기로 바뀌었고,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란 단서를 심어뒀다. 주요 인물들에도 다른 느낌을 담았고 텔레비전 시리즈 중·후반에야 등장했던 인물이 미리 나온다. 마지막에 붙인 2편 예고편에서 텔레비전 시리즈에서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들을 보여줘 기대감을 높였다.
2015년 도쿄에 정체를 알수 없는 생명체 ‘사도’가 등장해 사람들을 공격하고, 이에 인류는 로봇 에반게리온으로 맞선다. 특수 기관인 ‘네르프’의 총사령관 이카리 겐도는 이제까지 모른 척하고 지내던 아들 이카리 신지를 에반게리온 조종사로 불러들인다. 14살 이카리 신지는 이유도 모른 채 에반게리온에 탑승해 사도와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게 된다.
‘에반게리온의 아버지’ 안노 히데아키는 이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 가이낙스를 나와 ‘카라’라는 제작사를 따로 차렸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에반게리온:서>는 일본에서 8주 동안 흥행 10위 안에 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