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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제3의 영화천국 ‘놀리우드’를 아시나요

등록 2008-01-22 19:59수정 2008-01-23 08:47

제3의 영화천국 ‘놀리우드’
제3의 영화천국 ‘놀리우드’
나이지리아에 세계적 관심…미국·인도 못잖은 규모
한해 1천~2천편 제작…며칠에 1편씩 드라마 찍듯
제3의 영화천국 ‘놀리우드’
제3의 영화천국 ‘놀리우드’
미국 할리우드보다 오히려 더 영화를 많이 만들어 내는 나라가 인도, 곧 ‘볼리우드’(뭄바이의 옛이름 ‘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란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져있다. 그러나 미국, 인도 못잖게 영화를 많이 만드는 또다른 나라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영화에 관한한 특히 미지의 대륙인 아프리카의 영화 강국 나이지리아, 이른바 ‘놀리우드’(나이지리아+할리우드)다.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 하는 국제영화제와 세계 영화 전문가들 사이에서 요즘 놀리우드 영화들이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놀리우드 영화들이 유명 국제영화제 여러 곳에 초청 받았고, 서구 감독들이 놀리우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놀리우드는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일단 놀라운 것은 놀리우드의 예상을 넘는 규모다.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들에서 영화는 아직 산업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인데, 나이지리아는 한해 제작 편수가 1천~2천편에 이른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나이지리아 영화의 연간 총수입이 2억5000만달러 규모이며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번째 규모가 큰 영화 산업 국가”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연간 네자릿수에 이르는 제작 편수인데, 이는 우리 영화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영화가 우리의 드라마나 비디오영화에 가깝다. 놀리우드는 영화 한 편을 10여일만에 만들며, 제작비는 평균 1500만원 정도다. 디지털카메라로 빨리 찍어 거의 모두 디브이디나 비디오로 직행한다. 일주일에 30편 정도 디브이디가 시장에 나오고 한 편당 평균 5만장씩은 팔린다.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나이지리아에서는 영화가 거의 텔레비전 연속극의 기능을 해 한 제목의 영화가 일주일 단위로 연결돼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제3의 영화천국 ‘놀리우드’
제3의 영화천국 ‘놀리우드’
나이지리아 영화 산업은 거의 무에서 15년만에 급성장했다. 80년대 텔레비전이 인기를 끌 당시 정부가 텔레비전에 외국 프로그램 방송을 엄격하게 제한하자 제작자들은 인기 있는 연극 등을 텔레비전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를 비디오용으로도 유통시키면서 비디오 영화시장이 커졌다. 특히 1992년 비디오용으로 만든 <리빙 인 본디지>가 크게 성공하면서 비슷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놀리우드의 약진은 외국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턴 아두아카 감독이 소년 병사 이야기를 그린 <에즈라>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칸국제영화제에도 초청 받았다. 프랑코 사치 감독의 다큐멘터리 <디스 이스 놀리우드>와 미국 제이미 멜츠 감독의 다큐멘터리 <웰컴 투 놀리우드>도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놀리우드의 전도사 노릇을 하고 있다. 오는 5월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도 <웰컴 투 놀리우드> 상영을 검토하고 있다.

이 <웰컴 투 놀리우드>는 나이지리아의 영화제작 과정을 담았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치코 에지로 감독은 “우리가 할리우드 진출하면 그쪽 감독들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우스개로 말한다. 그는 5~7일이면 영화를 한 편 뚝딱 만들기 때문이다. 36살에 이미 150편을 만든 나이지리아의 흥행감독 임마수엠은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영국 영화 예산의 75%는 낭비”라며 “영화 한편에 60일이 걸린다니 세상에…”라고 말했다. 그는 주연만 배우를 쓰고 조연은 거리에서 그때그때 조달한다.

볼리우드 영화하면 뮤지컬이 떠오르듯 나이지리아 영화는 주술사의 마법이 공포를 자아내는 권선징악형 이야기가 특징이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식의 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많다. 에이즈 문제나 여성 인권 문제 등을 담은 영화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최대한 효율적으로 찍는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은 이제 아프리카 전체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해는 나이지리아 최초의 대규모 촬영소인 ‘티나파’가 설립됐다. 영국 텔레비전 <채널4>는 “나이지리아 영화는 더 이상 안개 속에 가려진 아프리카의 고릴라가 아니라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큰 산업이 됐다”고 평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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