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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여자야말로 사회의 비주류 세대 아우른 그들의 이야기”

등록 2008-01-28 21:41

‘뜨거운 것이 좋아’ 권칠인 감독
‘뜨거운 것이 좋아’ 권칠인 감독
‘뜨거운 것이 좋아’ 권칠인 감독
40대 여성의 사랑 눈길
“또 상처받을까 입은 갑옷
좀 덜어주고 싶었어요”

2003년 영화 <싱글즈>는 ‘자기 인생, 자기 식대로’를 외치며 29살 여성들의 당찬 이야기를 그려 또래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48)이 4년 만에 <뜨거운 것이 좋아>로 돌아왔다. <뜨거운 것이 좋아> 역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전작과 비슷한데 이번에는 여자 주인공의 나이를 10대, 20대, 40대로 넓혔다. 여자에 대해, 여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더 남았던 것일까?

“여자들이야 말로 사회에서 가장 폭넓은 비주류 아닌가요? 가진 자들의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거든요.” 권칠인 감독은 <싱글즈>가 20대 후반의 고민을 다뤘다면 새 영화에선 세대를 뛰어넘는 자연스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것이 좋아>의 주인공 27살 아미(김민희)는 집에서건 직장에서건 천덕꾸러기다.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도 못한 처지다. 가수 지망생 남자 친구 원석(김흥수)에게 배신까지 당해 술 담배만 늘어간다. 선을 본 회계사 승원(김성수)은 2대8 가르마처럼 답답하지만 안정적인 신랑감은 분명하다. 유능한 디자이너에 여전히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는 아미의 언니인 영미(이미숙)에겐 20대 연극배우 경수가 빠져든다. 영미는 연애에 돌입할까 망설이는데 폐경이란다. 영미의 딸 강애(안소희)는 자꾸 남자친구보다 단짝 여자친구가 아른거린다.

한국 영화에서 40대 여성의 사랑이 전면에 등장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뜨거운 것이 좋아>는 눈길을 끈다. “40대 이상 여자들은 갑옷을 두툼하게 입어요. 그때까지 받아온 상처 때문이겠죠. (그렇게 자기를 가두는 갑옷을) 좀 덜어주고 싶었어요.” 경수는 영미에게 말한다. “몸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먹고 싶은 게 보이면 그 집 들어가서 먹고….”

백마 탄 왕자 캐릭터인 승원이 아미에게 거부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제안을 한다. 뭐든지 받아주는 승원은 젖가락 잡는 법까지 다정하게 가르쳐주는 남자다. “기존 결혼제도에는 가부장적인 부분이 있죠. 그 제도 안에서 남편이 아니라 바람직한 아버지를 꿈꾸는 여자들도 있고요.” 그 제도 밖으로 벗어날지 편하게 안주할지 고민은 비단 아미의 것만은 아닐 듯하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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