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소도시 영화제의 모델로 각광을 받다가 재정 파탄으로 17년 만인 2006년 중단됐던 일본의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3월19일부터 23일까지 화려하게 부활한다.
영화인과 관객, 그리고 시민이 함께 힘을 모은다는 뜻으로 '함께 키워간다'를 주제로 정한 이번 영화제는 약 1억 엔에 달했던 경비를 최대한 절약해 약 4천만 엔의 예산으로 치러진다.
영화제 기간에는 진청우(金城武ㆍ일본명 가네시로 다케시) 주연의 최신작 '스위트 레인(Sweet Rain) 사자의 정도'와 잭 니컬슨 주연의 '버켓 리스트'(The Bucket List)' 등 일본에서 처음 공개되는 화제작 12편을 포함해 약 50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으로는 올 여름 개봉될 예정인 곽재용 감독의 '내 여자친구는 사이보그'가 결정됐다.
곽재용 감독은 2002년 '엽기적인 그녀'로 영 판타스틱 경쟁부문의 대상을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클래식'이 초대작으로 상영돼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영 판타스틱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등 유바리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최신작 '내 여자친구는 사이보그'는 '터미네이터'를 방불케 하는 판타지 러브 코미디물로 사이보그화된 여주인공이 미래에서 날아와 현실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를 돕는 내용.
적극적이고 엽기적인 여주인공은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아야세 하루카가, 그리고 상대 역인 '소심남'은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고이데 게이스케가 각각 맡아 열연을 펼쳤다.
1월17일 크랭크 인해 고베를 중심으로 촬영이 이뤄진 '내 여자친구는 사이보그'는 당초 제목을 '사이보그 그녀'로 정했으나 일본에서 흥행수익 27억 엔(약 216억 원)을 기록하며 빅히트한 전작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본따 촬영 직전 제목을 바꿨다.
이태문 통신원 gounworld@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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