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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스릴러’ 로 돌아온 극화 만화의 고수

등록 2008-02-10 19:32수정 2008-02-10 23:42

‘이끼’
‘이끼’
윤태호씨 인터넷 연재 ‘이끼’ 책으로
탄탄한 그림 실력·독특한 색감 과시
만화가 윤태호씨의 새 책 <이끼>(아이비에스넷 펴냄) 첫 권이 나왔다. 주류 극화 만화의 흐름을 이어온 윤씨가 모처럼 선보인 신작이다.

허영만 화백 화실에서 만화 수업을 받은 윤씨는 90년대 중반 언어유희의 재미와 탁월한 그림실력이 잘 조화를 이룬 코미디 만화 <연씨별곡>으로 신세대 만화가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어 1999년 파격적인 내용과 강하고 묵직한 연출력이 돋보인 극화 <야후>가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한국 만화계의 대들보급 작가로 자리잡았다. 이후 그는 극화에서 벗어나 노인이 주인공인 개그만화 등 독특한 시도를 했지만 <야후>만한 흡입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 뒤 공백기가 길어진 데는 한국 만화계 전체가 급격히 불황에 빠지면서 만화가들이 활동할 지면이 갑자기 크게 줄어든 탓도 컸다.

<이끼>는 윤씨가 다시 장편 극화로 돌아와 자신이 왜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극화의 생명인 ‘연출의 고수’인지 증명해보이는 작품이다. 갑자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살던 외딴 마을에 온 주인공은 아버지의 죽음에 마을 주민들이 연관된 낌새를 눈치챈다. 마을에 정착한 그를 몰아내려는 이장과 그 똘마니들에 맞서며 주인공은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윤씨는 진화한 그림체와 빼어난 색조 연출로 암울함이 스멀스멀 피어나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징을 잘 잡아내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윤씨 특유의 얼굴 묘사, 정교함과 생략의 맛을 잘 조절한 배경 스케치 등은 <야후> 이후 그의 그림 실력이 한단계 발전해 원숙기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색깔을 여러가지 쓰지 않으면서도 명암과 채도 조절로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색채 감각 또한 <이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매력포인트다. 흑백으로만 그리는 오프라인 연재 만화에선 보여줄 수 없었던 윤씨의 숨은 솜씨가 인터넷 만화를 통해 뒤늦게 선보인 것이다. 허영만 화백은 “<이끼>를 보고 있자니 흑백만화는 생명이 없어보인다. 윤태호에게 지지 않기 위해 “이제라도 칼라 공부를 해야 쓰겠다”고 평했을만큼 제자 윤씨의 색감에 찬사를 보냈다.

<이끼>는 현재 인터넷 만화잡지 <만끽>(www.mankick.com)에 연재중으로, 지난해 대한민국만화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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