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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미 작가파업’ 3달만에 웃다

등록 2008-02-11 20:36수정 2008-02-11 20:38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작가조합 이사인 낸시 디 로스 샌터스가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작가조합 집행부와 영화방송제작자연합쪽은 협상안을 승인했다. 에이피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작가조합 이사인 낸시 디 로스 샌터스가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작가조합 집행부와 영화방송제작자연합쪽은 협상안을 승인했다. 에이피
제작자연합과 협상안 타결
뉴미디어 수익 보장 길 열려
최저 원고료도 3~3.5% 상승
석달 동안 계속된 미국작가조합(WAG)의 파업이 작가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막을 내렸다. 외신들은 미국작가조합을 주도하는 뉴욕·로스앤젤레스 지부 집행부와 영화방송제작자연합(AMPTP)이 협상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11일 보도했다. 1988년 파업 이후 20년만에 벌인 대규모 집단 행동으로 작가들은 인터넷 등 뉴미디어에서도 수익을 보장받을 길을 열었다.

방송·시나리오 작가 1만5000여명이 가입한 미국작가조합은 지난해 11월5일 “디브이디·온라인 판권 수입을 적절히 배분해달라”며 파업에 돌입했다. 20년 동안 0.2%로 동결된 디브이디 판매 수익 지분을 현실에 맞게 올리고, 거의 한푼도 받지 못해온 온라인 쪽 수입에서도 정당한 지분을 달라고 주장했다. 제작자연합 쪽은 “인터넷은 시장 조사가 안됐다”, “제작비가 폭등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작가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왔다.

3년 동안 효력이 지속될 이번 협상안의 고갱이는 인터넷에 유포된 컨텐츠에서도 작가들의 지분을 보장받게 됐다는 점이다. 작가들은 인터넷에 판매한 컨텐츠의 경우, 처음 2년 동안은 1시간 방송을 기준으로 연간 1200달러 고정액을, 그 후 1년 동안엔 배급자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2%를 받게 됐다. 작가들의 최저 원고료도 3~3.5% 올라갈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작가조합 서부 지부장 패트릭 베론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의 35년 투쟁 역사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파업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고, 12일 열릴 협상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도 쉽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가들의 파업은 할리우드 연예산업 바탕을 흔들 정도로 파괴력이 컸다. 외신들은 파업으로 난 경제적 손실을 대략 3억5천만~10억달러로 추산했다. <시에스아이> <프리즌 브레이크> <히어로즈> 등 인기 시리즈들이 원래 방송분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종영했다. <앤젤 앤 데몬스> <샨타람> 등 대작 영화들도 제작이 연기됐다. 제작을 할 수 없게되자 워너브라더스가 1000명을 해고하는 등 모두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작가들은 조합원 가운데 48%가 실직 상태이고 현재 일하고 있더라도 방송이 언제 종영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분 조정은 생존에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배우, 감독들이 작가들 편에 서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달 13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작가들을 지지하는 배우들이 불참해 기자회견으로 대체됐다. 제작자나 작가 모두 오는 24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마저 파행으로 치러서는 안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됐다. 협상 자체를 기피하던 제작사의 대표들이 협상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협상이 타결됐지만 우려는 남아있다. <뉴욕타임스>는 제작자들이 해외 시리즈 수입을 늘리고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시리즈 대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작비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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