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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베를린영화제서 홍상수 감독 ‘밤과 낮’ 주목

등록 2008-02-13 07:39수정 2008-02-13 09:46

58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밤과 낮‘의 홍상수 감독과 여주인공 박은혜가 12일(현지시간) 베를린 영화제 행사장에서 공식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58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밤과 낮‘의 홍상수 감독과 여주인공 박은혜가 12일(현지시간) 베를린 영화제 행사장에서 공식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시사회 · 기자회견 성황…수상 기대감 점차 고조
외신기자들, 한국 남녀의 사랑방식 등 질문 공세
홍 감독 “제작비 회수한 적 없지만 내 방식대로”

58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의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베를린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복합 영화관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열린 기자 시사회에는 세계 각국 기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본선 경쟁작 주 상영관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는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기자들이 참석했다.

시사회가 끝난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의 기자들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각국 기자들은 홍 감독 영화의 특이한 스토리 전개 방식과 인물 묘사, 그리고 영화 요소요소에 배치된 소품이 갖는 의미 등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또한 외국 기자들은 한국 남녀의 사랑의 방식과 사회적 상황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이처럼 `밤과 낮'의 시사회와 기자회견이 관심을 모은 것은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홍 감독이 해외에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이미 2004년(`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과 2005년(`극장전')에 연속으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섹션에 `해변의 여인'을 출품했다.

베를린 영화제에 온 평론가들도 홍 감독 영화의 수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홍 감독의 영화 스타일이 유럽 영화의 작가주의적 경향에 거스르지 않고 있으며 베를린 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것이 수상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는 말이 영화제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에서는 중국 영화 `투야의 결혼'(감독 왕 쿠아난)이 최우수 작품상인 금곰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1년에는 대만 감독 린 친센이 은곰상인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심사위원특별상(은곰상)도 중국 영화 `베이징 자전거(감독 왕 샤오 슈웨이)'에 돌아가는 등 최근 수년간 베를린 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도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1994년에는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이 8대 본상 중 하나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기덕 감독은 2004년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영화 예술의 새로운 조망을 제시한 작품에 수여되는 특별상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 씨네21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 씨네21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 씨네21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 씨네21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촬영장 / 씨네21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촬영장 / 씨네21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촬영장 / 씨네21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촬영장 / 씨네21


베를린 영화제 참석한 홍상수 감독 인터뷰
메시지 과잉 · 고정관념 반성…자연스러움 추구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 한 번도 제작비를 회수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제 방식의 영화를 만들겠습니다"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은 자신의 영화 문법이 대중적이지 못한 점을 시인하면서도 이런 영화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화를 볼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58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밤과 낮'을 출품한 홍 감독은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흥행의 성공을 목표로 하는 영화는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 감독과 일문일답.

58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밤과 낮‘을 출품한 홍상수 감독이 12일(현지시간) 베를린 영화제 행사장에서 연합뉴스와 단독인터뷰를 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58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밤과 낮‘을 출품한 홍상수 감독이 12일(현지시간) 베를린 영화제 행사장에서 연합뉴스와 단독인터뷰를 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그 동안 칸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 등에 여러 작품을 초청 받았다. 홈 감독의 영화가 외국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외국 평론가들과 영화 관계자들에게 나름의 시각이 있을 것이다. 그들의 시각으로 좋게 평가한 때문일 것이다. 내 영화는 줄거리 요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통상적인 영화 문법과는 다르다. 그래도 이런 방식의 영화도 필요하다는 인정을 받은 것 같다.

`밤과 낮'의 수상 가능성은.
▲정말 모른다. 나는 칸이나 베를린이나 영화제 자체에 대해 잘 모른다. 어떤 정보도 없다. 다만 이런 국제 영화제에 초청돼서 이 작품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만족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머리가 두 개 달린 소 그림' `공항 대합실의 작은 새', `깨진 도자기' 등 여러 소품들의 의미는.
▲하나의 의미가 있는 상징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하나, 혹은 여러 가지 의미로 다양하게 해석되기를 바란다. 누구든지 똑같이 공유하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내 영화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 메시지의 과잉과 그로 인한 빈곤에 대한 반성을 보여주고 싶다. 하나의 이미지가 하나의 메시지로 고정 관념이 되거나 스테레오 타입으로 쉽게 규정되는 것을 반성하고 싶다. 어린 아이처럼 아무것에도 물들지 않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총 8편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들 작품을 관통하는 일관된 의도가 있다면.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 이 영화를 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명확하게 알려 하지 않는다. 영화가 주는 교훈이나 메시지, 형식을 미리 알려고 하지 않는다. 미리 알면 흥미를 잃는다. 작업 과정에서 매일 매일 부분과 전체 사이에서 계속 교감하면서 변화를 추구한다. 상투적이지 않으려 한다. 그날 찍을 대본은 그날 아침에 쓴다. 그 전날 술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나 아침의 날씨 변화까지 다 반영된다. 끝까지 마음을 열어두려 한다.

흥행이 잘되는 영화를 만들 계획은 없는가.
▲ 기질상 그런 영화를 하지는 못할 것 같다. 물론 대중에게 위안을 주고 오락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하다. 대부분의 관객은 영화에서 그것을 원한다. 그러나 나와 같은 방식의 영화도 필요하다. 그것을 장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흥행을 목표로 하는 영화는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더 열심히 만들고 우연히 더 포용력 있는 영화가 돼서 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작품 구상은.
▲운 좋게도 흥행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평단의 호평과 좋은 제작자를 만나 영화 작업을 계속해왔다. 9번째 작품을 구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촬영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1년에 한 편씩은 만들 계획이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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