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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베를린 ‘아부그라이브의 비명’을 듣다

등록 2008-02-17 20:09

〈에스오피〉의 감독 에럴 모리스가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
〈에스오피〉의 감독 에럴 모리스가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
‘S.O.P’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
‘이라크포로 학대’ 미군 심리 다뤄
브라질 영화 ‘엘리트 스쿼드’ 금곰상
세계 3대 영화제에 드는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전통적으로 사회문제를 매섭게 들추는 ‘현실참여형’ 영화들에 상을 안겨왔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제58회 베를린 영화제도 전통을 비켜가지 않아 에롤 모리스 감독의 〈에스오피(스탠더드 오퍼레이션 프로시저·관리규정을 뜻하는 군사용어)〉에 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 영예인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안겼다.

이 다큐멘터리는 2004년 미군이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학대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다큐멘터리 장르로서는 처음으로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는 의미도 있다.

〈에스오피〉는 시사 직후부터 외신들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으로 꼽았다. 〈아에프페〉(AFP)는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의 가장 치욕스런 장면을 조명한 타는 듯이 뜨거운 다큐멘터리”라고 평했다. 영화는 미군 병사들이 수감자한테 성적·물리적 학대를 하도록 내몬 이면을 파헤쳤다. 당시 언론에 공개돼 국제적으로 비난의 표적이 됐던 학대 사진 속 미군 병사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당시 병사들은 사담 후세인의 은신처와 이라크인 폭동에 대한 정보를 캐내라는 극심한 압력을 상부로부터 받았다고 증언하며, 상급자들은 제대로 벌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를 드러냈다. 학대 행위로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린디 잉글랜드는 “취조에 잘 응하도록 수감자들을 물렁하게 해놓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16일 은곰상을 수상한 <에스오피>가 다룬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포로수용소에서 미군들의 포로학대 장면. 미군들이 발가벗긴 수감자들을 눕혀놓고 학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자료사진
베를린영화제에서 16일 은곰상을 수상한 <에스오피>가 다룬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포로수용소에서 미군들의 포로학대 장면. 미군들이 발가벗긴 수감자들을 눕혀놓고 학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자료사진

군인들은 자살 테러 등 끊임 없는 공격과 감옥 안의 반란, 군인들끼리 벌이는 괴롭힘 탓에 심리적으로 심각하게 괴로운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모리스 감독은 시사회에서 “요즘 미국의 국제 정책을 보면 공포를 느껴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최우수작품상인 금곰상은 경찰의 부패를 고발한 브라질 영화 〈엘리트 스쿼드〉(감독 주제 파딜라)에 돌아갔다. 〈엘리트 스쿼드〉는 파딜라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로 브라질 경찰의 부패를 신랄하게 드러내 브라질 개봉 때 경찰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8년 전 〈매그놀리아〉로 이 영화제에서 금곰상을 받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올해 〈데어 윌 비 블러드〉로 감독상을 받았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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