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영화제
내달 10~18일 30개국 141편 상영
남성감독에 첫 개방 별도 섹션
개막작은 옴니버스 영화 ‘텐텐’
남성감독에 첫 개방 별도 섹션
개막작은 옴니버스 영화 ‘텐텐’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취지로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을 소개하고 재능있는 여성 영화인 발굴에 앞장서 온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1997년 시작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해마다 관객좌석점유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누려왔다. 국내 수많은 영화제들 사이에서 색깔 분명한 영화제로 자리잡았고, 국제적으로도 여성 관련 영화제로는 거의 최대 규모로 성장한 것을 자축하는 의미로 올해는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꾸몄다. 다음달 10일부터 18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에서 30개국 영화 141편을 상영한다.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영화제는 특히 세대와 성별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범위를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가장 두드러지는 ‘확장’은 남성 감독들의 작품들에도 문을 연 것이다. 여성의 삶을 다룬 남성 감독들의 작품을 상영하는 ‘오픈시네마’ 섹션을 따로 마련했다. 김선아 수석프로그래머는 “생물학적으로 견고한 이분법을 가르고 남성들의 참여를 넓히기 위해서 10년만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제쪽이 직접 영화를 제작한 것도 주목거리다. 여성영화제 출신 감독 6명이 함께 서울을 배경으로 여성들의 삶을 다룬 옴니버스 영화 <텐텐>으로, 올해 개막작이다.
상설 섹션으로는 세계 여성감독의 경향을 정리하는 ‘새로운 물결’, 10대 여자 감독들의 실력을 볼 수 있는 ‘걸즈 온 필름’, 성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퀴어 레인보우’를 마련했다. 이밖에 지난 10년간 관객의 호응이 컸던 영화를 다시 상영하는 ‘커튼콜’, 한국 여성영화 10년을 정리하는 ‘9707 한국여성영화’ 섹션을 통해 <올가미>, <낮은 목소리2> 등 화제작들을 다시 선보인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영화로는 우선 이란 소녀의 삶을 다루는 마르얀 샤트라피의 독특한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페르세폴리스>가 꼽힌다. 이밖에 눈먼 남자와 흉터가 있는 여성의 사랑을 다룬 환상 영화 <블라인드>, <미치고 싶을 때>로 2003년 베를린영화제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한 피터 아킨 감독의 신작 <천국의 가장자리> 등도 주목거리다.
1950년대에 활동한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의 이름을 딴 박남옥 영화상(상금 1천만원)도 올해 처음 마련됐다. 첫 수상자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찍은 임순례 감독이 선정됐다. 14~15일에는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세계를 재생산하는 여성의 몸을 둘러싼 생체정치학’ 등을 주제로 한 학술회의도 열린다.
입장료 조조 4천원, 일반 5천원, 개·폐막식·심야영화 1만원. 현장매표소와 홈페이지(www.wffis.or.kr)에서 살 수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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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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