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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닥터 지바고’의 라라를 기억하시나요

등록 2008-03-23 19:30

‘닥터 지바고’의 라라를 기억하시나요
‘닥터 지바고’의 라라를 기억하시나요
‘어웨이 프롬 허’의 줄리 크리스티
데이비드 린 감독의 고전 <닥터 지바고>(1965)에서 남자 주인공 오마 샤리프의 연인으로 푸르디 푸른 두 눈을 지녔던 라라를 기억하는지? 설원을 배경으로 눈 시리던 금발을 흩날리던 라라가 <어웨이 프롬 허>에서 피오나 역을 맡은 줄리 크리스티(67)다. 알파치노가 “가장 시적인 배우”라고 찬사를 보낸 그는 이 영화로 칠순 나이에 미국배우조합의 최우수 여우주연상 등을 받았다.

<어웨이 프롬 허>의 남자 주인공 그랜트는 피오나에게 “당신은 직설적이면서도 모호하고 달콤하면서 아이러니하다”라고 말한다. 크리스티는 그 대사에 꼭 맞도록 갖가지 감정의 깊이를 담아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새로운 사랑에 달뜬 피오나가 됐다.

왜 이제야 나타났을까? 그는 종종 “은퇴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지독하게 작품을 고르는 걸로 유명하다. 하지만 꾸준히 3년에 한번 꼴로 영화에 출연했고 할리우드 상업영화와는 거리를 뒀다.

인도에서 차 농장을 하던 영국인 부부에게서 태어난 그는 24살 때 미모로나 연기력으로나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별이 됐다. 그해 <닥터 지바고>가 성공한 데 이어 <달링>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60년대 후반 히피 세대의 대표 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되레 스타의 자리에서 내려오려고 안간힘을 썼다. 로버트 앨트먼, 존 슐레진저, 프랑수아 튀르포 등 유명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또 수많은 기회들을 스스로 내쳤다. 제인 폰다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려놓은 <그들은 말을 쏘았다> 등이 거기에 속한다.

할리우드의 바람둥이 워렌 비티와 7년 연애하면서 그는 스타 자리를 지키기보다 동물 권리 보호 등에 더 큰 관심을 쏟는다. 핵 반대 등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해 ‘영국의 제인 폰다’로 불리기도 했다. 1979년부터 영국 신문 <가디언>의 좌파 컬럼니스트와 함께 살다 올해 결혼했다. 할리우드 상업영화에 잘 출연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할리우드 영화를 피하려는 게 아니라 독창성이 없는 영화들을 피하려다보니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을 뿐”이라고 말해왔다.

<어웨이 프롬 허>의 감독인 사라 폴리(29)는 크리스티를 “양어머니”라고 부른다. 아역 배우로 시작한 폴리는 데뷔작인 <어웨이 프롬 허>의 시나리오를 들고 크리스티를 찾아갔지만 처음엔 거절당했다. 폴리는 몇 달에 걸친 설득 끝에 허락을 얻어냈고 크리스티는 그의 마력을 영화 속에 아낌없이 뿌렸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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