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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란 출신 만화가의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

등록 2008-05-04 20:56

‘페르세폴리스’
‘페르세폴리스’
‘히잡’이 겪는 현대사
오늘날의 이란에 해당하는 고대 페르시아의 수도였던 페르세폴리스. 오는 8일 개봉하는 <페르세폴리스>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란 출신 만화가 마르잔 사트라피(39)의 자전적 만화를 각색해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다. 격동하는 이란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히잡을 두른 이슬람 여성의 삶을 그린 정치영화이자 성장영화다. 시위와 양심수, 군홧발의 위협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테헤란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아디다스 신발을 즐겨 신던 꼬마 마르잔에게는 존경하는 삼촌이 있다. 공산주의자인 삼촌은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려다 오랜 옥살이를 하고 이슬람 혁명기에 석방된다. 삼촌은 이 혁명으로 노동자들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올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삼촌의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 대신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간섭하고 통제하는 거대한 병영국가가 출현한다. 여자들은 히잡을 써야 했고, 술과 파티는 금지됐다. 10대로 성장해 마이클 잭슨과 아바를 좋아하던 마르잔의 취미생활도 위협을 받게 된다. 마르잔의 부모는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려고 그를 유럽으로 보낸다. 그곳에서 마르잔은 친구도 사귀고 연애도 하지만 자신이 이란 출신이라는 것을 떳떳이 밝히지 못한다.

국내에서도 2권으로 출간된 만화 <페르세폴리스>(새만화책 펴냄)는 이란을 ‘악의 축’으로 생각하는 서양인들에게 내민 일종의 고백 같은 작품이다.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고, 연인이자 동지인 뱅상 파로노와의 공동 작업으로 영화로 만들었다. 수많은 캐릭터와 엑스트라를 생생히 표현하려고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수치라는 600개가 넘는 모델 시트와 8만여 장의 드로잉을 모두 손으로 그려, 독특한 흑백 톤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완성했다.

친구같으면서도 사리분별이 분명한 멋쟁이 할머니의 목소리는 프랑스 원로 스타 다니엘 다리유의 것이고, 엄마의 목소리는 프랑스의 연인 카트린 드뇌브가 맡았다. 주인공 마르잔의 목소리는 카트린 드뇌브의 딸 키아라 마스트로얀니가 맡아 실제의 모녀가 극중 모녀 역할을 했다. 2007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등 세계 영화제 12개 부문 수상작.

이재성 기자, 사진 스폰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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