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2: 마궁의 사원 (1984).
‘인디아나 존스4-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칸 영화제서 첫선
“빰빠밤빰 빠바밤~” 19년 만에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가 제61회 칸 영화제에서 유례없이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18일(현지시각) 오후 1시, 칸의 가장 큰 극장인 뤼미에르 대극장. 불이 꺼지고 스크린의 막이 서서히 걷히자 인디아나 존스를 상징하는 하는 멜로디가 객석에서 흘러나왔다.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라는 제목이 스크린에 뜨자 휘파람이 나부꼈고, 조지 루커스(제작자)와 스티븐 스필버그(감독), 해리슨 포드(주연) 등 ‘인디 삼총사’의 이름이 떠오를 때마다 차례로 환호가 터져나왔다. 극장 앞은 “나는 꼭 인디를 봐야 한다”고 쓴 팻말을 들고 티켓을 구걸하는 팬들로 북적였다.
60대 해리슨 포드의 숨가쁜 추격전
향수 자극하는 아날로그 액션 여전
‘날것 고집’ 따분해도 고전적 재미 1981년 <레이더스>로 시작해 1984년 <인디아나 존스>를 거쳐 1989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던 인디아나 존스의 네번째 이야기는 3편의 배경으로부터 19년이 지난 195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쁜 나라’가 나치 독일에서 냉전 시대의 소련으로 바뀌었고, 해리슨 포드는 벌써 환갑을 넘겼지만, 신비한 유물을 둘러싼 추격전은 여전히 숨차다. 이번 영화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마야 문명의 비밀을 담은 신비한 수정 해골을 놓고 이를 노리는 옛소련 특수부대와 숨막히는 대결을 벌인다. 영화는 최근 추세를 역행하듯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을 가급적 줄이는 대신 거대한 세트를 세웠다. 루커스는 시사회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즘 에스에프 기술이 잘못 쓰이고 있다”며 “기술은 카메라가 그렇듯이, 좋은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필버그는 “무대나 액션 모두 구식이 더 좋다”며 한 술 더 떴다. 그는 “블루스크린에서 촬영하면 감독이나 배우 모두 어떤 장면을 찍는지 구분이 가지 않아 영화 찍는 감동이 없다”며 “이번에는 부비 트랩을 비롯한 거의 모든 장치를 세트로 제작해 ‘실제 같은 마술’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인디아나 존스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은 워낙 오랜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필버그는 “1994년 어느 시상식장에서 해리슨 포드가 먼저 제안해서 4편을 시작하게 됐다”며 “제작이 늦어진 것은 내가 오래 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쥬라기 공원>을 끝낸 뒤 역사적이고 어두운 영화들을 만들다보니 인디아나 존스의 이야기를 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숱한 유명 시나리오 작가들이 작업에 참여했다가 퇴짜를 맞았으며, 루커스필름에 도둑이 들어 스틸 사진 3천장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5편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스필버그는 “<에이아이>나 <1941>에 대해서는 후속작 여부를 물어보는 사람이 없지만 이 작품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며 “관객들이 원하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빠른 편집이 대세인 요즘 상황에서 ‘날것’을 고집하는 이 영화는 따분해 보일 수 있다. 지프차를 타고 폭포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2편의 고무보트를 지프차로 바꿔 놓은 것 같이, 전편을 답습한 듯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오마주라고 생각해도 좋을 만큼 이 작품은 이미 고전이 됐다. 한차례의 추격신이 휩쓸고 지나간 뒤 대학 강의실에 서 있는 해리슨 포드의 태연한 얼굴이나 덜덜거리며 움직이는 육중한 석조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추억의 명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관객들은 알고 있다. 총탄이 비 오듯 쏟아져도 이 사내는 총알 사이를 피해 다닐 것이며, 결국 적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말 것이라는 것을. 핵폭탄이 터져도 그만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것을. 그런데도 이 영화를 기다리는 것은, 캐런 앨런(1편에서 ‘인디 걸’로 나왔다가 이번에 27년 만에 다시 출연)의 말마따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22일 세계 동시 개봉.
칸/글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향수 자극하는 아날로그 액션 여전
‘날것 고집’ 따분해도 고전적 재미 1981년 <레이더스>로 시작해 1984년 <인디아나 존스>를 거쳐 1989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던 인디아나 존스의 네번째 이야기는 3편의 배경으로부터 19년이 지난 195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쁜 나라’가 나치 독일에서 냉전 시대의 소련으로 바뀌었고, 해리슨 포드는 벌써 환갑을 넘겼지만, 신비한 유물을 둘러싼 추격전은 여전히 숨차다. 이번 영화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마야 문명의 비밀을 담은 신비한 수정 해골을 놓고 이를 노리는 옛소련 특수부대와 숨막히는 대결을 벌인다. 영화는 최근 추세를 역행하듯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을 가급적 줄이는 대신 거대한 세트를 세웠다. 루커스는 시사회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즘 에스에프 기술이 잘못 쓰이고 있다”며 “기술은 카메라가 그렇듯이, 좋은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필버그는 “무대나 액션 모두 구식이 더 좋다”며 한 술 더 떴다. 그는 “블루스크린에서 촬영하면 감독이나 배우 모두 어떤 장면을 찍는지 구분이 가지 않아 영화 찍는 감동이 없다”며 “이번에는 부비 트랩을 비롯한 거의 모든 장치를 세트로 제작해 ‘실제 같은 마술’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칸 뤼미에르극장에 나타난 스티븐 스필버그, 해리슨 포드, 조지 루커스.(왼쪽부터)
칸/사진 손홍주 <씨네21> 기자 lightson@cine21.com
빠른 편집이 대세인 요즘 상황에서 ‘날것’을 고집하는 이 영화는 따분해 보일 수 있다. 지프차를 타고 폭포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2편의 고무보트를 지프차로 바꿔 놓은 것 같이, 전편을 답습한 듯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오마주라고 생각해도 좋을 만큼 이 작품은 이미 고전이 됐다. 한차례의 추격신이 휩쓸고 지나간 뒤 대학 강의실에 서 있는 해리슨 포드의 태연한 얼굴이나 덜덜거리며 움직이는 육중한 석조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추억의 명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관객들은 알고 있다. 총탄이 비 오듯 쏟아져도 이 사내는 총알 사이를 피해 다닐 것이며, 결국 적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말 것이라는 것을. 핵폭탄이 터져도 그만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것을. 그런데도 이 영화를 기다리는 것은, 캐런 앨런(1편에서 ‘인디 걸’로 나왔다가 이번에 27년 만에 다시 출연)의 말마따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22일 세계 동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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