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마리와 나>(사진 위)<흑심모녀>(아래)
‘아버지와 마리…’ ‘흑심모녀’
오는 12일 개봉하는 한국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사진 위)와 <흑심모녀>는 비슷한 점이 많다. 둘 다 ‘유사 가족’을 다룬 드라마다.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와 함께 살게 되는 이야기. <…마리와 나>의 손님은 여자, <흑심모녀>의 손님은 남자라는 점이 다를 뿐.
<…마리와 나>(감독 이무영)의 손님은 10대 미혼모 마리(유인영)다. 어느 날 길을 가던 건성(김흥수)이 중학생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있는 마리를 발견하고 도와주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돈을 빼앗긴 건 마리가 아니라 중학생들이었다. “삥을 뜯어”서라도 아들의 분유값을 대려는 모성의 발로였다. 건성의 아버지 태수(김상중)는 마리화나를 피워 감옥에 들락거리기 일쑤인 철지난 록스타. 마리는 건성의 뒤를 밟아 이들이 살고 있는, 타워팰리스 턱밑에 자리잡은 판자촌에 둥지를 튼다.
<흑심모녀>(감독 조남호)의 손님은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4차원 꽃돌이’ 준(이상우)이다. 역시 어느 날 길을 가던 남희(심혜진)의 트럭 앞에 갑자기 준이 뛰어들고, 집까지 쫓아와서 같이 살게 된다. 치매 할머니 간난(김수미)과 엄마 남희는 준을 좋아하지만, 딸 나래(이다희)가 내쫓으려고 안달하는 갈등구조도 <…마리와 나>의 그것과 닮았다.
또다른 공통점은 둘 다 ‘착한 영화’라는 것이다. 이 세상 누구로부터도 구속받지 않고 알콩달콩 살고픈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너무 착해서 플롯마저 취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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