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
'신기전'ㆍ'미인도'ㆍ'1724 기방난동사건'등
조선초기부터 말기까지 시대도 다양
조선초기부터 말기까지 시대도 다양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줄줄이 제작되고 있다.
현재 제작 중이거나 제작 준비 중인 영화만 해도 10여편이다. '1724 기방난동사건'(여균동)이 완성돼 개봉 대기 중이며 '미인도'(전윤수), '공중곡예사'(박대민), '방자전'(김대우), '사라쿠'(박태준), '불꽃처럼 나비처럼'(김용균) 등이 제작 혹은 사전제작 단계다.
조선시대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잇따르는 것은 올해들어 거세게 불고 있는 시대물 제작 열풍과 맞물리고 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출판계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영화계로도 그 열기가 번졌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 세종대왕 시대에 로켓포가? '신기전' = 8월 14일을 개봉일로 잡고 있는 '신기전'은 1400년대 조선 초기가 배경이다.
신기전은 세종대왕 시절에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다연발 로켓 화포. 세종시대 영토확장과 임진왜란 때의 행주대첩 등에서 큰 활약을 한 것으로 전해지는 무기다.
무술과 상술을 겸비한 상인 설주(정재영),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여성 과학자 홍리(한은정), 신기전 개발을 돕는 내금위장 창강(허준호)을 중심으로 신기전의 개발 과정과 신기전을 둘러싼 명나라와 조선 간의 대결을 그린다.
80여억원의 순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로, '약속', '와일드 카드'를 만든 중견 김유진 감독과 희곡작가 출신으로 이들 두 작품에서 김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이만희 작가가 다시 뭉쳐 만든 작품이다.
◇ 건달과 기생의 재해석 '1724 기방난동 사건' = 지난 2월 촬영을 마치고 현재 후반작업 중인 '1724 기방난동 사건'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18세기 조선 중기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여균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조선시대 명월향이라는 기방의 기생 설지(김옥빈) 두고 천둥(이정재), 만득(김석훈), 칠갑(이원종) 등 건달들이 벌이는 싸움이 기둥 줄거리.
영화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조폭 영화의 액션과 코믹한 요소를 집어넣어 퓨전 사극의 느낌을 담았다. "요즘의 조폭영화를 조선시대로 옮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여균동 감독의 설명이다.
◇ 신윤복이 남장여자였다면… '미인도' = 최근 주요 배역의 캐스팅을 마무리한 '미인도'는 소설 '바람의 화원'과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 드라마 등 문화계에 불고 있는 신윤복 열풍을 타고 제작되는 영화다.
배경이 되는 시기는 1700년대 중ㆍ후반. 영화는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이 실은 남장여자였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재주를 타고났으나 여성인 까닭에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해야 했다는 설정이다. 신윤복과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스승 김홍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팩션'이다.
'식객'의 전윤수 감독의 차기작으로 신윤복 역에 김민선이 캐스팅됐으며 김홍도 역은 '밤과 낮'의 김영호가, 이들 두사람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기녀 설화 역은 '사생결단'의 추자현이 각각 맡는다.
◇ 조선 최초의 탐정 '공중 곡예사' = 20일 촬영을 시작한 '공중 곡예사'의 배경은 구한말의 경성이다.
당시는 신구의 문물이 교차하는 혼란기에 위정자들의 비위가 횡횡하던 시기. 영화는 이 시대에 당시 있었을 법한 탐정을 등장시킨다.
연쇄살인사건을 쫓는 탐정 진호(황정민)와 의사지망생 광수(류덕환)의 활약이 영화의 줄거리. 인물들이 살인범을 쫓는 과정에서 위정자들의 추악한 면모와 사건과 관련된 곡예단의 음모가 밝혀진다.
영화는 2005년 제7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수상작으로 '좋은 시나리오'로 충무로에서는 소문이 자자했던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쓴 신인 박대민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는다.
◇ 명성황후와 호위무사 '불꽃처럼 나비처럼' = 다음달 촬영을 시작할 예정인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음모와 술수가 판치던 조선 말기의 정치 상황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조선을 구하려는 명성황후와 이런 명성황후를 목숨 바쳐 지켜내려는 호위무사의 이야기가 중심축이며 명성황후에 대한 호위 무사의 사랑과 신분 차이 때문에 그의 사랑에 번민하는 명성황후의 애정라인이 또다른 축이다.
작가 야설록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특히 특히 톱스타 조승우와 수애가 각각 무사와 명성황후역을 맡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와니와 준하', '분홍신'의 김용균 감독의 차기작으로 수애에게는 2004년 드라마 '해신' 이후 4년만에 출연하는 사극이다.
◇ 춘향전과 심청전의 새로운 해석 = 프리 프로덕션 작업이 한창인 영화로는 '방자전'과 '심청' 등 고전을 비튼 기획들이 눈에 띈다.
'음란서생'의 김대우 감독이 준비 중인 '방자전'은 춘향을 두고 이몽룡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방자를 내세우며 황석영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심청'에는 어린 나이에 중국 상인에게 매춘부로 팔려간 심청이 등장한다.
소설가 김탁환의 역사 소설 중에서는 '방각본 살인사건'과 '열녀문의 비밀'의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소설과 이름이 같은 '방각본 살인사건'은 정조시대의 연쇄살인사건을, '열녀문의 비밀'이 원작인 '조선 명탐정 정약용'은 선진 문물을 받아들인 여성의 자살 사건을 뒤쫓는다.
이밖에 프랑스인과 결혼한 고종시대 여성무희의 이야기를 그린 신경숙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리진', 김홍도가 일본의 국보급 화가 사라쿠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팩션 '사라쿠'도 조선시대가 배경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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