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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700여개 스크린장악 ‘놈놈놈’ 싹쓸이 논란

등록 2008-07-18 09:26

'놈놈놈'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 개봉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한국 영화 사상 최다인 7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스크린 싹쓸이'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투자ㆍ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놈놈놈'은 17일 전국에서 650개 프린트로 상영을 시작했다. 1개의 프린트가 복수의 상영관에서 상영되는 경우도 있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700개는 넘는 스크린에서 걸린 것으로 추산된다.

2006년말 기준 전국 스크린 수는 1천880개로 근래 매년 200여개 스크린씩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전국 스크린 수는 2천100개 안팎. 전체 스크린의 3분의 1을 '놈놈놈'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놈놈놈'의 스크린 싹쓸이는 많은 영화팬들이 몰리는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특히 심하다.

토요일인 19일 CGV 용산의 경우 '놈놈놈'은 전체 11개 관(골드클래스 포함)중 7개 관에서 상영된다. 이중 5개 관은 '온관 상영'(종일 상영)이고 2개 관은 다른 영화와 번갈아 상영되는 '반관 상영'이다.

이날 상영되는 영화는 모두 8편으로 '님스 아일랜드'와 '적벽대전' 2편만이 각각 1개 스크린에서 온관상영될 뿐 나머지 영화는 모두 반관 상영될 예정이다.


CGV 강변에서는 같은 날 11개관 중 반관 상영 2곳을 포함해 모두 8개관에서 '놈놈놈'이 상영된다. 메가박스 코엑스점의 경우 16개관 중 6개관(2개관 반관 상영 포함)을 '놈놈놈'이 점유했다.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점 논란은 '괴물'이 개봉했던 지난 2006년 여름에도 있었다. '괴물'의 스크린 수는 당시까지 역대 최다였던 620개였고 '놈놈놈' 이전까지는 가장 대규모였다.

영화계 안팎에서 '마이너리티 쿼터제'의 도입, 프린트 벌수 제한 등 대안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기는 했지만 결국 유야무야됐고 결과적으로 작년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스파이더맨 3' 같이 900개 이상 스크린을 '싹쓸이'하는 영화의 등장을 낳기도 했다.

'놈놈놈'의 대규모 개봉 소식에 대한 영화계의 반응은 논란이 일었던 이전의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 "관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독점적인 행위"라는 비판론과 "극장과 관객들의 선호로 생긴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옹호론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외국산 공포영화를 개봉한 한 수입사 관계자는 "90여개 스크린에 걸려있기는 하지만 온관 상영이 거의 없는데다 관객들이 많이 몰리는 주요 극장에는 아예 간판조차 못 걸었다"며 "관객 반응도 좋은 편이지만 정작 상영관 확보가 힘들어 우리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찾았다가 못 보게 될 관객들에게는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전체 스크린의 3분의 1정도를 한 영화가 차지하면 다른 영화가 기회를 상실하고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의 욕구도 외면하게 된다"며 "CJ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그녀는 예뻤다'처럼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성이 적었던 영화는 10여개의 소규모로 개봉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놈놈놈'의 스크린 싹쓸이는 지나쳐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시사회나 칸 영화제 상영을 통해 영화를 접한 사람들 사이에서 워낙 반응이 좋았던데다 극장주들 역시 영화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라서 상영관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로듀서는 "예산이 큰 영화인 만큼 대규모 개봉으로 흥행몰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스크린 규모 만으로 '놈놈놈'측을 비난할 수는 없다"며 "기대작인 만큼 흥행에서 성공을 거둬야 불황에 빠진 한국 영화계가 살아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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