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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아찔한 사랑 카트린 브레야의 ‘미스트리스’

등록 2008-07-27 18:21수정 2008-07-27 18:54

영화 <미스트리스>를 보고 나면, 말 잘하는 사람이 노골적인 성 묘사와 함께 들려주는 진한 연애담을 밤새워 듣고 난 기분이 들 것이다. <로망스>와 <팻걸>을 통해 여성의 육체적 갈망을 적나라하게 묘사해온 작가이자 감독인 카트린 브레야의 시선은 이 영화에서도 변함없다. 다만 한결 부드러워진 표현과 섬세한 연출력으로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영화의 남자 주인공 마리니(푸아드 에트 아투)는 끝날 듯 끝나지 않았던 10년간의 연애담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며칠 있으면 결혼할 약혼녀 에르망가르드(록산 메스키다)의 할머니에게. 주변의 귀족들은 마리니가 작위도 없는 바람둥이라며 결혼을 방해하지만, 할머니는 끝까지 그의 편이 되어 준다. 마리니는 사랑 없이 육체만을 공유했던 벨리니(아지아 아르젠토·사진)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에르망가르드와 결혼한다. 그러나 이들이 신접살림을 차린 바닷가 마을에 벨리니가 나타나면서 다시 긴장이 조성된다.

영화를 빛나게 하는 것은 주인공들의 강렬한 캐릭터다. 깨질 듯이 아찔한 ‘미모’의 남자 마리니, 카르멘 같은 정열의 여인 벨리니, 순결한 백색 미인 에르망가르드는 한번 보면 좀처럼 잊을 수 없는 화면을 빚어낸다. 무엇보다, 도저히 일그러지지 않을 것처럼 완벽해 보이는 에르망가르드가 분노의 눈알을 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브레야 감독의 탐미적이며 격조 있는 미술도 여전하다. 부르주아 고전문학의 대표 작가 바르베 도르비이가 1865년 발표한 원작 소설 <늙은 정부>에 담긴 귀족사회의 위선과 가식에 대한 폭로는 조금 덜해진 느낌이다. 2007년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진출작. 31일 개봉.

이재성 기자

사진 프리비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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