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여친
[한가위 특집]
백수 남친의 엉터리 로맨스
<두 얼굴의 여친>(M 오전 9시40분)=궁상맞은 대학 7학년 백수인 구창(봉태규)은 배가 고파 바닥에 떨어진 지갑에서 3천원을 꺼내 밥을 사먹다가 지갑 주인인 아니(정려원)에게 들킨다. 구창은 엉뚱하지만 순진한 아니에게 마음을 빼앗기는데, 아니의 몸속에는 또다른 인격 ‘하니’가 있다. 하니는 발차기와 욕설을 일삼는 인격. 덕분에 구창의 얼굴엔 멍이 가실 날이 없지만 자신이 다중인격이라는 것을 모르는 아니는 순진한 얼굴로 어디서 다쳤냐고 묻는다.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 아니·하니와 소심한 남자 구창의 로맨스에 코미디를 버무려 흘러간다. <방과후 옥상>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의 작품으로, 상황에 맞는 판타지를 코믹하게 끼워넣어 재미를 준다. 로맨스 연기에 나선 봉태규와 애교스럽고 엽기적인 정려원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납치범과 한패 된 국밥집 사장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K2 밤 9시40분)=돈이 궁한 세 남자 도범(강성진), 근영(유해진), 종만(유건)은 ‘하루 판매량 3천 그릇, 월 매출액 7억5천만원’인 국밥집 사장 권순분(나문희) 여사를 납치한다. 그런데 권 여사는 납치범들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어리바리한 이들의 사연을 듣고 살뜰히 보살핀다. 그런데 정작 자식들은 납치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배신감을 느낀 권 여사는 자신의 몸값을 500억원으로 정하고 납치범들과 한패가 되어 가족, 경찰, 언론을 상대로 납치 사기극을 벌인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 코미디 히트작을 연달아 내온 김상진 감독의 작품이다. 왁자한 소동 속에서 권력의 역전을 시도한 전작들과는 달리 세대간의 화해를 주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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