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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청순한 얼굴로 ‘깨는’ 연기…전 그런 배우가 좋아요”

등록 2008-11-27 18:19수정 2008-11-27 21:46

배우 김옥빈(22)
배우 김옥빈(22)
‘1724 기방 난동사건’ 김옥빈
“어떤 분들은 청순해 보인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섹시해 보인다고 하세요. 제가 보는 저요? 진짜 잘 모르겠거든요.”

배우 김옥빈(22)은 ‘4차원’이다. 대중들의 눈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답변은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꾸며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

2004년, 혜성처럼 등장한 인터넷 ‘얼짱 소녀’는 이제 네 편의 영화를 찍은 충무로의 ‘기대주’가 됐다. 그가 지금껏 연기한 인물들은 하나 같이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다. 데뷔작 <여고괴담4>(2005)에서 천연덕스러운 표정 속에 모든 비극의 원인을 감춘 귀신 ‘영언’으로 나왔고, <다세포소녀>(2006)에서는 불쌍해 보이는 얼굴로 “원조교제 때문에 그만 조퇴해야 한다”고 말하는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 역을 맡았다. 그리고 12월4일 개봉하는 여균동 감독의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는 주인공 천둥(이정재)과 만득(김석훈)의 마음을 흔드는 조선 최고의 기녀 설지가 됐다.

<1724…>는 ‘조폭 코미디’를 조선시대로 옮겨 놓은 ‘퓨전 사극’. 김옥빈은 사극 출연은 처음이라 지금 연기하는 게 정말 맞는 건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겪어보지 않은 시대를 연기해야 하잖아요. 연기라는 게 내가 안 믿으면 관객들도 안 믿거든요.”

영화의 가장 빛나는 장면은 설지가 버선발에 먹 묻히고 한지 위에서 춤추면서 용을 그리는 순간이다. 그 장면을 위해 두 달 동안 한국 무용을 공부했다. “촬영 끝나고 발이 아파서 병원에 가보니까 왼쪽 발목에 금이 갔대요. 그런데 벌써 뼈가 붙는 중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줄도 모르고 파스 붙이고, 연고 발라가며 춤 연습을 했다니까요. 너무 둔한 것 같지 않아요?”(참고로 그는 태권도 3단, 합기도 2단의 무술 유단자다.)

좋아하는 배우를 묻자 두 명의 이름을 떠올려 낸다.

“일본의 아오이 유우를 좋아해요. 얼굴은 무지 청순한데, 확 깨는 역할을 잘 하잖아요. 청순한 얼굴로 막 욕하고 침도 ‘퉤퉤’ 뱉는 영화가 있는데, 그런 모습이 멋있어요. 나이든 배우로는 이자벨 아자니를 꼽아요. 그렇게 아름다운 얼굴을 지닌 사람이 영화를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파괴하잖아요. 정말 배우는 저래야 되겠다 싶어요.”

돌이켜 보면, 예쁜 외모를 배반하는 당돌한 연기는 4년 동안 김옥빈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다. ‘4차원’의 다음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 최근 촬영을 끝내고, 내년 초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김옥빈은 새 영화에서 남편을 두고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는 여인으로 새로운 ‘배반’을 준비 중이다. “어떤 영화에 던져놓아도 시나리오와 잘 녹아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는 긍정의 힘을 믿거든요. 긍정의 힘!”


글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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