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인도> 시사회장에서 만난 김민선. 영상화면 캡처. TV씨네 이지미 피디
“노출, 꼭 필요했던 장면… ‘인간 김민선’이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것”
영화 <미인도>가 요즘 극장가의 단연 화제작이다. 개봉 둘째 주 130만명을 넘기면서 흥행에 탄력이 붙었다. 그 중심에 배우 김민선이 있다. <미인도>의 인기는 김민선의 노출과 물오른 연기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TV씨네-느린 인터뷰]가 <미인도>의 김민선과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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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의 신윤복을 연기하기 전까지 김민선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1999년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로 데뷔해 그 해 백상예술대상과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휩쓸며 이목을 끌었다. 이후 TV로 활동 무대를 옮겨 <현정아 사랑해>에서는 발랄하고 당돌한 청춘을 연기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2년 뒤 조승우와 호흡을 맞춘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하류인생>을 통해 시대극에 도전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2007년 <별빛 속으로>와 <가면>까지 영화와의 인연을 놓지 않았던 그녀였지만, 그 화려한 시작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미인도>의 성공은 김민선을 흥행 배우 반열에 올려놓기 충분했다. 화가 신윤복의 숨겨진 일생을 중심으로 그려진 네 남녀의 치명적인 사랑이란 소재가 눈길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김민선의 첫 파격 노출이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이 흥행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김민선은 <미인도>의 노출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녀는 “극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돌아오는 윤복이 그 꽃을 활짝 피우는 장면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했다”면서도 “물론 ‘인간 김민선’이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말일까? 지난 연기 인생 10년 동안 털털하고 발랄한 매력으로만 자신을 감쌌던 김민선이 신윤복을 통해 한층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노출 뿐 아니라 신윤복의 내면까지 집요하게 파고든 연기에 대한 열정은 김민선이 더 큰 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민선이 “<미인도>에 출연하지 못하면 유학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은 빈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셈이다. “신윤복의 감정선을 매순간 놓고 싶지 않아 배웠다”던 동양화는 더 나은 연기에 대한 집념을 넘어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노력으로 보였다.
<미인도>의 신윤복은 김민선이라는 배우에 대한 대중들의 선입견을 깨려는 제대로 된 시도다. 과거 다소 뜬금없었던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그녀에게 덧입혀진 편견을 씻어내려는 어설픈 첫 도전이었다. 그러나 거꾸로 그녀의 표현을 빌어 ‘춤 잘 추고, 노래 잘하는 엔터테이너 김민선’이라는 이미지만 고착화시켰다. 하지만 당시 김민선은 “배우의 자존심은 연기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라며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 뒤 김민선은 <미인도>를 통해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기존의 밝고 씩씩한 이미지 속에 신윤복의 여자다움이 버무려지면서 부족했던 2%의 매력이 활짝 핀 것이다. 김민선이 다음 영화에서 어떤 이미지로 또다른 경계를 넘어설지 지켜볼 일이다.
글·연출 이지미, 조연출 김다운 jimilee@cine21.com
그러나 올해 <미인도>의 성공은 김민선을 흥행 배우 반열에 올려놓기 충분했다. 화가 신윤복의 숨겨진 일생을 중심으로 그려진 네 남녀의 치명적인 사랑이란 소재가 눈길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김민선의 첫 파격 노출이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이 흥행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김민선은 <미인도>의 노출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녀는 “극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돌아오는 윤복이 그 꽃을 활짝 피우는 장면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했다”면서도 “물론 ‘인간 김민선’이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말일까? 지난 연기 인생 10년 동안 털털하고 발랄한 매력으로만 자신을 감쌌던 김민선이 신윤복을 통해 한층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7년 <별빛 속으로> 개봉 당시의 김민선. 영상화면 캡처. TV씨네 이지미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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