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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깨물어줄 수 없는 사랑

등록 2008-12-10 19:08

‘트와일라잇’ 뱀파이어의 로맨스
세상의 모든 로맨스는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남성용. 주인공은 평범하지만 심성 착한 남자다. 그에게는 예쁜데다, 마음씨 곱고, 집안까지 좋은 ‘그녀’가 있다. 그러나 그녀는 ‘회장님의 막내딸’. 세상은 그들의 사랑을 용납하지 않고, 훼방한다.

그리고 여성용. 주인공은 그리 예쁘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여자다. 어느 날 그녀에게 멋진 남자들의 ‘대시’가 시작된다. 착한 모범생 타입의 ‘철이’와 거친 반항아인 ‘영수’. 두 남자는 그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주인공은 둘 중 누구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허둥댄다.

앞의 기준을 적용하면, <트와일라잇>은 분명 여성용 로맨스다. 주인공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마이너리그 야구선수인 양부와 붙어 있어야 하는 엄마와 떨어져 오래전 헤어진 아빠에게 이사온다. 사시사철 비가 오는 워싱턴주의 소도시 포그스. 학교의 전교생은 400명 정도다. 주변 학생들의 환대를 받으며 학교생활에 적응해 가던 벨라에게 ‘꽃미남, 꽃미녀’로 구성된 컬렌가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벨라는 그중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동급생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벨라에게 알 수 없는 적의의 눈빛을 보낸다. 비가 오던 어느 날 에드워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재빠른 동작과 엄청난 힘으로 차사고의 위험에 놓인 벨라를 구한다. 이를 계기로 벨라는 에드워드의 감춰진 비밀을 알게 된다. 그는 17살의 나이로 108년을 살아온 뱀파이어였던 것. 에드워드는 벨라의 피를 마시고 싶다는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일부러 그녀를 차갑게 대했다고 고백한다.

영화는 뱀파이어 영화의 장기인 피비린내 나는 살육 장면을 최대한 억제하고 금단의 사랑에 빠져드는 소년, 소녀의 아슬아슬한 로맨스에 집중한다. 그리고 사랑의 당연한 과정인 위기가 닥쳐온다. 잔혹한 뱀파이어 무리들이 벨라를 표적으로 삼고 추격을 시작한다. 에드워드는 맹목적이라고 불러도 좋은 순정으로 벨라를 지키려 애쓴다. 동물의 피를 마셔 황금색으로 빛나는 컬렌가 뱀파이어들의 눈과 인간의 피를 마셔 붉게 빛나는 떠돌이 뱀파이어들이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장면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2005년 처음 소설로 등장한 <트와일라잇>은 37개국 20여개 언어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작가 스테파니 메이어는 ‘해리 포터’ 시리즈를 만든 조앤 롤링에 필적할 만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1월21일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는 첫 주말에만 7천만달러의 흥행 성적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13>으로 2003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 캐서린 하드윅이 연출을 맡아 원작에 담긴 소녀 판타지를 충실히 재현했다. 11일 개봉.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판시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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