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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 영화들을 안보고 2008년을 넘기지 마시라

등록 2008-12-18 08:49수정 2008-12-18 09:16

전문가 11명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

“20세기를 대표하는 유일한 예술로 각광 받던 영화는 세기가 끝나가면서 쇠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지식인 수전 손택이 일갈한 뒤에도 영화는 그칠 줄 모르고 만들어지고 있다. 불황의 늪에 빠졌다는 한국 영화도 지난 1~11월 정확히 100편이 스크린에 걸렸다. 같은 기간 개봉한 외국 영화는 250편이나 된다. 이 많은 영화들 중 세월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영화는 얼마나 될까? 전문가 11명에게 올해 최고· 최악의 영화를 각각 5편씩, 최고의 배우는 5명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영화 낮과 밤
영화 낮과 밤

1위 홍상수의 ‘낮과 밤’
“한국 작가주의 감독의 건재 확인한 작품”

올해 최고의 영화 1위에는 8표를 받은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이 올랐다. 이 영화는 대마초를 피우다 들킨 화가 김성남(김영호)이 파리로 도피해 그곳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펼쳐 놓는다. 갓 결혼한 김성남은 밤에는 한국에 있는 아내(황수정)와 애정어린 전화를 하고, 낮에는 파리 유학생 유정(박은혜)의 꽁무니를 쫓는다.

흥행에 실패했지만, 몇 안 되는 한국 작가주의 감독의 건재를 확인한 작품이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수완 전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홍상수 영화 속에서는 모든 것이 홍상수 식이 된다. 심지어 파리도 서울처럼 보이게 만드는 홍상수 식 연출의 극치”라고 상찬했다.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그는 여전히 진화 중”이라고 했고, 허문영 평론가는 “삶의 불안과 피로에 관한 우아하고 아름다운 환기”라고 말했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홍 감독의 영화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영화”라고 헌사했다.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

공동 2위 ‘멋진 하루’ ‘데어 윌 비 블러드’
“미국 영화의 날선 비판정신”

2위는 이윤기 감독의 ‘서울 로드 무비’인 <멋진 하루>와 미국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의 문제작 <데어 윌 비 블러드>가 나란히 차지했다. <멋진 하루> 역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하정우라는 뛰어난 배우와 ‘칸의 여왕’ 전도연의 안정된 연기가 돋보였다. 안시환 평론가는 “칙칙한 하루를 멋진 하루로 만들어 가는 독특한 로드 무비. 해가 질무렵 벌어진 상처가 아물기 시작한다”고 했다. 남다은 평론가는 “함께 그 길들을 걸으며 기억과 사랑을 지우는, 쓸쓸하고 외로운 이별 여행”이라고 묘사했다.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미국을 지탱하는 두 축인 자본주의와 기독교의 추악한 본성에 관한 직설적 우화다. 미국 영화의 날선 비판 정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며 세계 영화인들의 부러움을 샀던 영화다. 심영섭 평론가로부터 “검은 피를 흡혈하며 몸을 불리는 미국. 폴 토마스 앤더슨의 역사의식에 경의를”이란 찬사를 받았다. 김도훈 <씨네 21> 기자는 <데어 윌 비…>를 비롯한 “지금 미국 영화는 새로운 프랑스 영화다”라고 평했으며, 변성찬 평론가는 “냉정한 (미국 석유) 자본 탄생사, 섬뜩하게 드러나는 자본의 맨 얼굴”이라고 표현했다.

영화 추격자
영화 추격자

4위 ‘추격자’…‘다크나이트’ 등 5편 공동 5위

4위는 올해 한국 영화 최고의 화제작,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였다. 비평과 흥행 모두 성공한, 이 신인 감독의 영화에 대해 “동시대의 불안감을 가장 절묘하게 포착한 영화”(김영진 명지대 교수), “대한민국 스릴러 장르의 랜드 마크”(심영섭)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공동 5위에는 할리우드 장르 영화의 진화를 보여준 <다크 나이트>와 <클로버 필드>, 400만 관객을 돌파한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스턴트 배우들의 애환을 코믹하게 그린 독립영화 <우린 액션 배우다>, 신자유주의의 본질을 파헤친 켄 로치 감독의 <자유로운 세계>, 그리고 2007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이 올랐다. 이재성 길윤형 기자 san@hani.co.kr

설문에 참여한 분들

김도훈(<씨네21> 기자) 김지석(부산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김영진(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교수) 남다은 변성찬 심영섭 안시환(이상 영화평론가) 이화정(<씨네21> 기자) 정수완(전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허문영(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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