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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에로티시즘’ 사극, 흥행은 계속된다

등록 2009-01-05 15:39

쌍화점
쌍화점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왕의 남자'(2005), '음란서생'(2006), '미인도'(2008), '쌍화점'(2008).

성(性)이나 에로티시즘을 활용한 사극 영화들이 개봉하는 족족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개봉한 '미인도'와 12월 30일 개봉한 '쌍화점'의 잇단 성공은 좀 더 색다른 이야기와 풍성한 볼거리를 바라는 성인 관객들의 취향을 보여주고 있다.

◇약점에도 순조로운 출발 '쌍화점' = 조인성ㆍ주진모ㆍ송지효의 파격적인 삼각관계가 주축을 이루는 '쌍화점'은 개봉한 지 6일 만에 127만명을 모았다.

극장 관객수가 늘 수밖에 없는 징검다리 휴일이 끼어있었고, 순제작비가 80억원에 달하는 만큼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상당히 순조로운 출발이다.

'쌍화점'은 스타 캐스팅, 흥미로운 줄거리, 화려한 영상미를 두루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성공을 점칠 수 없었을 만큼 약점들이 있었다.

'쌍화점'보다 한달 앞서 개봉한 '과속스캔들'이 파죽지세로 내달리고 있었고 불과 한달 반 전에 에로티시즘 사극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미인도'가 이미 관객의 눈에 들었기 때문에 외면을 받을 수도 있었다.

또 '쌍화점'처럼 진한 동성애 장면을 전면에 내보낸 상업영화치고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전례도 없었다. 이 때문에 '쌍화점' 배급 관계자들은 개봉 이전에 "동성애를 비롯한 정사신들이 이 영화의 주된 요소는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달라진 '18금(禁) 사극'=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여성으로서의 삶을 재조명한 '미인도'와 원의 억압을 받던 고려 말기 궁중 비사를 다룬 '쌍화점'은 기본적으로 다른 영화지만 닮은 구석이 많다.


1천230만명을 모은 '왕의 남자'는 동성애가 이야기에 중요한 장치로 이용되기는 하지만 연산군과 남사당패의 이야기 속에 녹아있었을 뿐 에로티시즘 자체를 다뤘다고 볼 수는 없고 실제로도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의 영화였다.

352만명을 모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과 258만명이 본 '음란서생'은 억압된 인간 욕망의 표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노골적인 성애 장면을 줄이고 '진실한 사랑'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그에 비해 '미인도'와 '쌍화점'의 주제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 그 자체다. 이제까지 충무로 영화에서 보기 힘들던 파격적인 정사신들이 담되, 높은 노출 수위에도 풍성한 색채와 세련된 스타일을 십분 살린 영상으로 수준을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더해 각각 조선시대 '뒷골목'과 고려시대 궁중의 모습을 다채롭고 풍성한 영상으로 보여준다. 또 현대극에서조차 판에 박힌 요부상과 사뭇 다른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미인도'의 신윤복(김민선)과 '쌍화점'의 왕후(송지효)는 사랑에 막 눈을 뜬 품위있는 여성으로 그려졌다.

◇"노출에만 집중하지 말아 달라" = '18금' 즉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은 흥행에 독이 된다는 기존 인식을 깨고 예고편에 노출신을 살짝이라도 집어넣는 등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는 것은 충무로의 변화한 모습이다. 실제로도 이런 장면들이 개봉 초반 입소문을 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제작진은 노출 장면들이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빠뜨릴 수 없는 요소였다고 강조하면서도 단순히 베드신에만 집중해 영화를 보는 데 대해 경계심을 감추지 않는다.

유하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쌍화점'을 "성정체성이라는 장애를 두고 주인공들이 감정의 극단을 오가는 멜로드라마"로 정의하면서 정사신의 필요성에 대해 "'육체성의 축제'가 근간이 되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인도' 전윤수 감독 역시 시사회 직후 "베드신에 감동을 줄 요소들이 많다"며 "영화 한편을 모두 봐야 이런 장면들의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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