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음악영화 <원스>
원스·밤과 낮·다크나이트 등
작품성 좇는 고정관객 형성
작품성 좇는 고정관객 형성
최근 극장가에 때아닌 재개봉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는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다룬 아일랜드 음악영화 <원스>(사진)가 재개봉됐다. <원스>는 2007년 제천영화제 개막작으로 그해 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재개봉의 직접적 이유는 주연 배우 글렌 한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의 내한 소식이었지만, 그 이면엔 ‘기본은 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기대에 부응하듯 <원스>는 개봉 첫째 주 50% 넘는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 주 동안 관객 2500명을 불러모았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도 29일 서울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에서 재개봉한다. 그 배경에도 역시 ‘자신감’이 자리잡고 있다. 스폰지 관계자는 “<밤과 낮>은 스폰지가 지난 한 해 동안 배급한 영화들을 정리해 상영하는 ‘메모리즈 오브 스폰지 2008 영화제’에서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재개봉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는 최근의 ‘재개봉 열풍’을 지난 몇 해 동안 진행된 시장 상황의 변화를 반영한 자연스런 흐름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렛 미 인> 열풍에서 다시 확인되듯, 이제 국내에도 작품성 검증된 예술 영화들을 찾는 고정팬들이 형성됐다. 그런 시장의 수요가 있는데도, 비디오와 디브이디(DVD) 시장이 무너져 예술영화들을 볼 수 있는 통로는 꽉 막혀 버렸다. 재개봉되는 예술영화들은 웹하드 사이트 등에서 다운로드 파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시장 한 편에서는 ‘와이드 릴리즈’ 재개봉도 시도되고 있다. 대표 주자는 <다크 나이트>. 씨지브이(CGV)는 지난 22일 극중 ‘조커’로 출연한 히스 레저 사망 1주기를 맞아 새로 문을 연 서울 왕십리관에서 <다크 나이트>를 재개봉했다. <다크 나이트>는 이어 2월19일부터 웬만한 개봉 영화보다 더 많은 50여개 관을 잡고 본격적인 재개봉 흥행몰이에 나선다. 그밖에 지난해 11월 개봉했던 <해피 고 럭키>(15일 개봉), 2001년 단관 개봉으로 관객 5만명을 모은 프랑스 영화 <타인의 취향>(22일) 등도 재개봉 행렬에 동참했다. 이제는 추억의 명화가 된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블루>도 무용가로 변신한 쥘리에트 비노슈 내한 공연(3월)에 앞서 29일 재개봉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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