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
자유무역이 죽인 노예들
번!(E 밤 11시35분) 프랑스의 철권 통치에 맞선 알제리 민족해방전선의 저항을 그렸다. <알제리 전투> 등 권력과 억압에 저항하는 인간들의 삶을 그려 온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이 1969년 만든 역작. 할리우드 톱스타 말론 브란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19세기에 극심했던 자유무역을 빙자한 식민주의, 인종 차별 등을 고발한다.
영국 출신의 윌리엄 워커(말론 브란도)는 포르투갈 식민지인 서인도 제도의 퀘이마다섬으로 가게 된다. 사탕수수 무역권을 쟁취하기 위한 반란을 주동하는 것이 목적. 하지만 그 섬은 5천여 명밖에 되지 않는 백인들이 모든 권력을 거머쥐고 섬 인구의 대부분인 흑인 노예들을 마음껏 부리고 있다.
워커는 섬의 권력자들에게 반항한 한 흑인의 처형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워커는 반항적 성격의 노예 호세 돌로레스(에바리스토 마르케즈)를 충동질해 폭동을 일으키게 한다. 영화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다국적 기업들이 제3세계 국가들을 착취하는 현재와도 맞아 떨어진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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