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인간이 80살로 태어나 18살을 향해 늙어간다면 인생은 무한히 행복하리라.”
마크 트웨인의 이런 명언을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2년 단편소설로 옮겼고, 이를 다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긴 제목의 영화로.
하지만 거꾸로 사는 인생이 순리대로 사는 인생과 얼마나 다를까? 혹 누군가는 강가에 앉으려고 태어나고, 누군가는 음악에 조예가 깊고, 누군가는 버튼을 만들고, 누군가는 셰익스피어를 읽고, 누군가는 그냥 엄마이지는 않을까.
80살 노인으로 태어난 벤자민. 부모로부터 버려진 그는 양로원을 운영하는 흑인 퀴니 밑에서 사랑받고 자란다. 17살 때 벤자민은 집을 떠나 세계를 여행한다. 영국 외교관의 부인 엘리자베스 애봇(틸다 스윈턴)을 만나 잠시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첫사랑 데이지(케이트 블란쳇)에게 돌아와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는다. 문제는 나이를 먹을수록 벤자민은 점점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간다는 것.
2007년 <골든 에이지>, <아임 낫 데어>에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던 케이트 블란쳇이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임을 다시 확인시킨다. 80대 노인부터 갓난아기까지의 배역을 훌륭히 소화한 브래드 핏의 연기력도 돋보인다. 12일 개봉.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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