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소피아 로렌의 ‘절망적 매력’
여행(E 밤 11시35분) 비극적 사랑에 빠진 두 중년 남녀의 이야기다. 이루지 못할 사랑에 난처해 하는 감정,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사랑을 이룰 수 있을 때가 됐을 즈음에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대한 묘사 등 중년의 로맨스를 밀도 있게 그렸다.
세자르 브라기(리처드 버튼)와 그의 동생 안토니오 브라기(이안 배넨)의 아버지가 세상을 뜨고 유언이 공개된다. 아드리아나(소피아 로렌)는 세자르를 사랑하지만, 유언에 따라 안토니오(이안 배넨)와 결혼한다. 옛 기억을 잊고 서로 행복하게 살아가게 될 즈음 안토니오가 자동차 운전 도중 낭떠러지로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그리고 세자르에 대한 연모의 감정이 다시 아드리아나의 삶에 강렬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탈리아의 국민배우라 할 수 있는 소피아 로렌의 매력이 빛난다. 사랑의 감정을 억누르며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모습, 되살아난 사랑의 감정과 함께 질병의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 등이 무척 절망적으로 다가온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사진 이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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