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국 뻔뻔한 몸개그 “이그~”
듣보감 ‘구세주 2’
‘2월 최저 기대작’이란 홍보 문구를 내건 영화 <구세주 2>(감독 황승재)는 일종의 역(逆)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 언론 시사회에서 무대 인사에 나선 감독과 배우들은 “혹시라도 기대하고 오셨다면 기대감을 내려놓으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달라”고 했다. 감독에 대해서도 “듣보감”(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인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기대를 최저치로 낮춰, 영화를 본 만족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홍보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꽤 재미있어 보인다. ‘한국의 짐 캐리’로 지칭되는 최성국은 전성기였던 <색즉시공>(2002)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개인기를 보여준다. 최성국은 전편에 이어 택시 재벌 명신운수의 유일한 후계자 임정환 역을 맡아 특유의 느끼함과 뻔뻔함으로 객석을 들었다 놓는다.
2006년 개봉 당시 <구세주>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전국 관객 190만명을 동원했다. 역시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속편은 회삿돈 훔친 벌로 택시 기사로 일하게 된 임정환이 생애 첫 손님 은지(이영은)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손님에게 운전대를 맡겨 놓고 뒷자리에서 잠자고, 택시 지붕을 뜯어 오픈카를 만들어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역시 최성국의 코믹한 아우라 덕분이다. 단, 최성국식의 ‘몸 개그’ 취향이 아니라면 관람을 삼가시길. 26일 개봉.
이재성 기자 ,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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