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의 시각에서 1980년 5월을 다룬 영화 <순지>의 한 장면. 대동문화재단 제공.
지역 영화사 제작 ‘순지’ 18일 시사회
일반인도 참여…개봉관 확보 불확실
일반인도 참여…개봉관 확보 불확실
1980년 5월 광주를, 광주 시민들의 시각에서 다룬 영화가 처음으로 나왔다. 광주에서 처음 만들어진 영화제작사인 ‘씨네웍스’는 1980년 5월 광주에 대한 영화인 <순지>의 시사회를 18일 광주 메가박스에서 연다. <순지>는 앞서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영화인 <꽃잎> <오래된 정원> <화려한 휴가>가 서울 충무로의 자본과 감독들이 투입된 데 반해, 광주 지역 영화사가 만들고 광주 영화인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출발점부터 색다르다. 이 영화의 배경은 2007년 5월 광주다. 광주항쟁 이듬해인 1981년에 난 여주인공 순지(장세윤 역)는 광주와 경계를 같이하는 화순에서 닭 백숙을 파는 식당을 운영하며 산다. 1980년 5월 시민군으로 활동하던 순지의 아버지는 실종됐다. 순지는 2007년 5월 광주항쟁 전야제의 집체극에서 무기고를 탈취하는 시민군의 역할을 맡아 화순에 온 짜구(김윤석 역)를 우연히 만난다. 짜구가 돌아간 뒤 그를 찾아 광주로 간 순지는 이색적이고 장엄한 전야제를 본다. 짜구를 만난 순지는 다른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덧 재현극에 참여하게 된다. 옛 전남도청 옥상에 올라간 순지는 아버지처럼 사라지거나 죽어간 이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살풀이 춤을 춘다. 이 영화는 충무로 영화들과 달리 1980년 5월 광주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현재의 전야제를 통해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이 전야제에 시민군과 계엄군으로 나눠 참여한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자연스레 배우가 돼 영화에 출연한다는 점이나,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형식이 교차하는 점이 독특하다. 박광만 감독은 “충무로식 영화 작법이 아니라, 광주 사람들의 시각으로 광주를 말하고 싶었다”며 “5·18이 현재도 계속되는 역사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씨네웍스’의 <순지>는 2007년 2월 문화관광부의 지역문화 콘텐츠발굴 사업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돼 제작비 1억400여만원을 지원받았고, 개인 돈 등 모두 3억6천만원이 든 이른바 ‘독립영화’다. 5월 개봉이 목표지만, 개봉관을 잡을 수 있을지 아직 불확실하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대동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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