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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기본으로 돌아가 여성 삶을 보다

등록 2009-03-16 18:51수정 2009-03-16 20:25

반쪽의 삶
반쪽의 삶
제 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4월 9일 개막 23개국 105편 출품…여성의 빈곤·노동·나이듦 조명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구호를 내걸고 진행돼 온 서울 국제여성영화제가 다음달 9~16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11번째 행사를 연다. 올해 영화제는 여성이 만들고 여성 이슈에 말을 거는 영화를 소개한다는 기본 콘셉트를 유지하되, 안팎으로 어려운 시대 상황에서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꾸려진다. 금융위기 시대와 신자유주의의 맥락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여성 노동과 가난의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여성 노동과 가난’ 섹션, 삶의 과정으로서의 나이듦에 개입하는 다양한 조건들을 살펴보는 ‘천 개의 나이듦’ 섹션 등이 돋보인다. 출품작은 23개국 105편(장편 37편·단편 68편). 주요 작품을 간추려본다. wffis.or.kr.

■ 현대인의 불안…개막작 <반쪽의 삶>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과 인종적·성적 소수자인 주변 인물들을 통해 불확정성이 지배하는 현대인의 불안을 상상력 넘치는 이미지와 사운드로 이끌어냈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과 베트남 혈통 사이에서 태어난 제니퍼 팡 감독의 데뷔작.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지닌 19살 팸은 여덟 살 난 동생 티모시, 남편으로부터 버림 받았다는 고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 사우라와 살고 있다. 사우라는 사라진 젊음과 사랑에 대한 상실감을 어린 남자 친구 웬델에 대한 집착으로 회피하려 한다. 팸의 유일한 친구인 스콧은 미국의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 보내진 한국인 입양아. 그는 게이다. 팸의 가족들이 아슬아슬하게 일상을 유지해 가던 어느 날 웬델이 팸에게 접근하면서 유리알 같았던 평화는 산산조각이 난다.


웬디와 루시
웬디와 루시
■ 주변부 미국인을 조망하다…<웬디와 루시>

<올드 조이>로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켈리 라이카트가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그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긴 호흡의 화면이 특징이다. 인디애나 출신인 웬디는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알래스카로 떠난다. 그런데 목적지를 한참 남겨놓고 오리건 주의 한적한 마을에서 그의 승용차는 멈춰서고 만다.

수중에 돈도 떨어진 웬디는 유일한 동반자인 애완견 루시가 먹을 사료를 훔치다 철창 신세를 지고, 그 와중에 루시까지 잃어버린다. 웬디는 루시를 찾기 위해 외딴곳에서 며칠을 보낸다. 절대빈곤과 슬픔의 궁지에 몰린 미국 주변부 사람들의 삶과 선진국을 대표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응달, 복지 체계의 허점, 기계적 민주주의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IMAGE3%] ■ 한국 현실의 고발…<외박> <사당동 더하기 22>

‘노동과 가난’ 섹션에서 선보이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에 주목해보자. 먼저 <노가다> 등을 통해 한국 노동자들의 삶을 천착해 온 김미례 감독의 <외박>. 인간 이하의 대우에 고통받았던 홈에버 기간제 노동자들의 500여일에 걸친 투쟁 과정을 담고 있다. 여성이 여성 노동자로 주체화되어 가는 과정 묘사가 뛰어나다. 사회학자이자 여성학자인 조은과 <나와 부엉이>를 연출한 박경태 감독이 같이 만든 <사당동 더하기 22>는 1986년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서울 사당동 달동네에서 쫓겨나야 했던 한 가족을 22년간 기록한 영화. 올해 초 용산 철거민 참사와 겹쳐지면서 개발주의, 도시 빈곤 등 한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생각하게 만든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사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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