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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10만관객 20편이 250만관객 1편보다 낫다”

등록 2009-03-21 19:15

"독립영화, 어디로 가는가' 포럼

"250만명 영화 한 편보다 10만∼20만명 영화 10∼20편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

21일 오후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열린 포럼 '독립영화, 어디로 가는가'에서 '워낭소리'를 배급한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가 한 말이다.

'워낭소리'의 상업적 성공은 어느 곳보다 독립영화계에 큰 충격을 줬다. 독립영화계는 이후 '워낭소리'가 미친 영향과 독립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를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만들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사회자인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과 패널로 참석한 곽 대표, '낮술'의 노영석 감독, '할매꽃'의 문정현 감독, 영화평론가 맹수진씨는 '워낭소리'가 독립영화 인지도를 높였다고 전제하면서도 독립영화 전체의 발전이라고 보기에는 이례적인 케이스라는 데 입을 모았다.

조 위원장은 "독립영화가 1만명을 돌파할 때면 '조영각 파티'를 여는데 지난해 파티를 딱 한 번 열었다"며 "'우리는 액션배우다'였는데 그마저도 1만2천명으로 끝났다"고 소개했다.

관객 1만명이 들면 제작사와 배급사의 손에 쥐어지는 것은 3천만원이다. 독립영화라도 총 제작비가 1억원은 되니 1만명이 들어도 적자다. 그러나 독립영화인들은 1만명만 넘어도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는데, 그나마 1년간 1번에 그쳤으니 관객 가뭄을 잘 보여주는 예다. 조 위원장은 이를 "우스운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평론가 맹수진씨는 "익숙한가, 익숙하지 않은가의 문제인데 지난 10년간 관객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점점 협소화했다"며 관객들이 점점 독립영화를 어렵고 재미없게 느낀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관객이 멀티플렉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부 상업영화들에 더 자주 노출됐고, 그런 영화만 계속 보다보니 다른 영화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양성영화로 불리기도 하는 독립영화가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개인적인 소회를 담은 비슷한 이야기만 반복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포럼 참석자는 "독립영화는 다 비슷비슷해 보이느냐"고 물었고 조 위원장은 "독립영화를 하는 세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 비슷한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영화제에서 원하는 영화가 그런 영화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진정한 독립영화란 무엇이고 어느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독립영화에 대한 정의도, 해법도 모두 패널들마다 모두 달랐다.

문 감독은 다큐멘터리 작가로서 "길에 서 있어야 독립영화"라며 "현장에서 고민하고 기록하고 그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영석 감독은 "영화제에서 잘 통한다는 의식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들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장르적으로 다양한 독립영화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배급하는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상영환경이 중요한데 독립영화만 계속 트는 곳은 인디스페이스가 유일하다"며 상영공간 확보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10만∼20만명 영화 10∼20편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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