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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웃다보면 세계평화도 오겠지?

등록 2009-03-23 18:56수정 2009-03-23 19:40

영화 <탈옥왕>의 배우들. 제일 오른쪽이 감독과 주연을 겸한 이타오 이쓰지(맨 위). 만담공연을 하는 요시모토 소속의 개그맨들(가운데). 코미디 부문 개막작인 일본 영화 <오빠이바레>의 주연 아야세 하루카와 하스미 이치로 감독.
영화 <탈옥왕>의 배우들. 제일 오른쪽이 감독과 주연을 겸한 이타오 이쓰지(맨 위). 만담공연을 하는 요시모토 소속의 개그맨들(가운데). 코미디 부문 개막작인 일본 영화 <오빠이바레>의 주연 아야세 하루카와 하스미 이치로 감독.
[제1회 오키나와 국제영화제]
아시아 최초 코미디영화제…‘웃음과 평화’ 모토
일본 개그전문 연예기획사 ‘발랄 아이디어’ 반짝
산호초의 아름다운 바다 빛깔을 자랑하는 일본 최남단의 섬 오키나와. 라일락 꽃이 벌써 한창인 이곳에서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제1회 오키나와 국제영화제가 열렸다. ‘웃음과 평화’를 모토로 내건 이 행사는 아시아 최초의 코미디 영화제다.

■ 연예기획사가 만든 ‘웃기는’ 영화제

영화인들과 지방 정부가 의기투합해 만드는 여느 영화제와 달리 오키나와 영화제는 일본 굴지의 연예기획사인 요시모토 흥업㈜이 주최했다. 개그맨만 100명을 거느린 회사답게 영화제를 시작한 배경부터 재미있다. 2007년 요시모토 소속 개그맨 마쓰모토 히토시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대일본인>이라는 영화가 프랑스 칸 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에 초청됐는데, 그때 참석해 레드 카펫을 밟은 요시모토의 경영진이 “우리도 영화제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요시모토 흥업이 영화제 주최를 위해 만든 회사인 ㈜래프 앤 피스의 우치다 히사요시(46) 대표는 “요시모토는 개그로 시작한 회사인데, 우리 개그맨이 만든 영화가 외국에서 인정받으니 기분이 좋았다”며 “개그는 말이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영화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오사카에 뿌리를 둔 이 연예기획사가 영화제 장소로 오키나와를 선택한 것도 바다를 끼고 있는 칸 영화제를 의식한 것이다.

우치다 대표가 총책을 맡게 된 배경도 코믹하다. 그는 “임원 중 몇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이 대표를 맡기로 했다”며 “결국 내가 져서 대표가 됐고, 아주 슬펐다”고 했다. 그는 요시모토의 음반 부문 부사장으로 영화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다.

■ 한국 영화 <못말리는 결혼> 관객상 받아

이번 영화제에는 코미디 부문 경쟁작 8편과 특별 초청작 10편이 나왔다. 이와 함께 요시모토 흥업이 제작한 장편영화 4편으로 이뤄진 ‘요시모토 스페셜’과 요시모토 소속 개그맨 100명이 만든 단편영화 100편을 엮은 ‘요시모토 디렉터스 100’ 등이 오키나와현 아메리칸 빌리지의 ‘미하마 7 플렉스’ 극장에서 상영됐다. 극장 옆 ‘선셋 비치’ 해변 무대에서는 요시모토 소속 개그맨들이 만담을 비롯한 스탠딩 코미디 공연을 선보였다.


<못말리는 결혼>(감독 김성욱·사진)
<못말리는 결혼>(감독 김성욱·사진)
급하게 준비한 탓인지 경쟁 부문 작품들의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고, 2년 전 개봉한 영화가 상영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500만엔(우리 돈 약 7500만원)을 주는 대상에는 일본 코미디 영화 <가모가와 호루모>가 선정됐다. 2007년 국내 개봉해 150만명이 관람한 코미디 영화 <못말리는 결혼>(감독 김성욱·오른쪽 사진)은 관객 인기상인 ‘바다 사람상’을 받았다.

관객들은 경쟁 부문보다 요시모토 소속 개그맨들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장편영화 특집 ‘요시모토 스페셜’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시나가와 히로시가 자신의 흥행 소설을 영화로 만든 <드롭>, 이타오 이쓰지의 <탈옥왕>, 고리의 <오키나와의 바보> 등은 신선한 웃음과 감동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영화계 인사들도 상당수 참가했다. 김동호 부산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이현승·송해성·김대승·황병국 감독 등이 참관했다. 일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요시모토 특별전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영화제가 좀더 세계적인 행사가 되려면 영화 관련 인력을 늘려 전문성을 높이고, 요시모토 위주의 관료적 진행 방식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요시모토 흥업은?

올해로 창업 97돌을 맞은 일본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연예 매니지먼트와 티브이 프로그램 기획·제작, 음악, 출판, 부동산 사업, 테마파크 운영 등으로 한해 6천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소속 연예인은 800여명. 요시모토가 파업하면 일본 텔레비전에서 연예·오락물을 볼 수 없을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최근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으며, 한국 매니지먼트 업계에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오키나와/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래프 앤 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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