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봉 ‘인사동 스캔들’ 주연
'순수 청년' 김래원이 변했다. 늘 소년처럼 해맑은 미소를 간직한 청년으로 남아있을 것 같던 그가 새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는 몇 년을 점프한 듯 성숙한 남자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17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래원은 "사실 처음에는 30대 배우가 해야 할만한 역할이어서 거절했다"며 "가만히 서 있어도 남성의 느낌이 물씬 풍겨야 하는 역할이라 부담이 됐고 아직 20대인 내가 굳이 서둘러서 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인사동 스캔들'은 400년 만에 발견된 조선시대 안견의 벽안도를 둘러싼 미술품 복제 사기극을 다룬 영화로 김래원은 천재 복원가 이강준 역을 맡았다.
미술계의 큰손 배태진(엄정화)이 손에 쥔 벽안도를 놓고 음모가 물고 물리는 가운데 그림 복제 사기극의 한복판에 선 남자다. 치밀한 범죄극의 핵심에서 예전의 순수한 미소가 아닌 아픔과 사연을 간직한, 그러나 겉으로는 쿨한 카리스마를 지닌 남자의 이미지를 그려야 했다.
"사실 나이에 맞는 밝고 건강한 연기를 잘 해오고 있었기에 무리하고 싶지 않았지만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웠어요. 3-4년 뒤에 연기할 작품을 먼저 하게 된 것 같아서 이 작품 덕분에 '나이 몇 살 더 빨리 먹게 됐다'고 말하며 뛰어들었죠."
이제 30대를 눈앞에 둔 그가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나 '식객' 등에서 보여준 밝은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의도한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아직은 밝고 건강한 풋풋한 느낌이 좋다지만 '인사동 스캔들'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이끌어냈다. 겉으로는 밝은 듯하지만 내면의 어둠을 극복한 캐릭터다.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한 영화 '해바라기' 이후 굉장히 힘들었어요. 연기도 좋고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제 삶도 중요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어두운 작품은 피하고 싶었죠."
실제 김래원은 최근 출연한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가 12년 만의 오락프로그램 출연이라고 할 만큼 '예능인'의 기질이 없는 내성적이고 진지한 남자다.
"진지하고 조용한 편이어서 밝게 웃을 수 있는 역할을 하면 저도 많이 웃게 되더라고요. 이강준은 우울한 감정을 이겨낸 사람이에요. 힘든 과정을 초월하고 복수를 하는데 이를 즐기는듯 하지만 복수의 감정 자체가 밝지만은 않죠." 1997년 MBC 청소년드라마 '나'로 데뷔한 김래원은 이강준을 연기하면서 유쾌한 웃음 뒤에 가려진 성숙함에 눈을 뜨게 됐다. "한해 한해 지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 자체가 달라질 텐데 작품에서 그런 눈을 뜨려고 노력했어요. 연기하면서 이강준의 가장 큰 부분이 어떤 여유라고 생각했어요. 돈이 아닌 다른 개념의 여유요." '여유'라는 키워드는 실제 김래원에게도 중요한 깨달음이 됐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던 김래원이 자신의 경험에 비춘 '여유'에 대한 대목에서 한층 더 진지해졌다. 매니지먼트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세상 일에 마음 앓이를 하기도 했고 최근 도난사건과 최송현과의 스캔들 등을 겪기도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개인적으로 어려움도 있었고 회사도 돈이나 큰 사업의 목적이 아닌 예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쉬운 일이 아니란 걸 깨달았죠. 원래 긍정적이었지만 그동안 많이 강해진 것 같아요. 이제는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살고 있어요." 올해 안에 입대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를 하게 될 예정인 그는 "지금은 마음이 편안하다"며 "여러 일이 있었는데 붙들고 있어봐야 좋을게 하나도 없다"며 웃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부지런히, 하지만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살고 싶어요. 연기에 대한 열정은 계속 지켜지길 바라지만 지금까지 독한 마음으로 살아왔으니 이제 조금 여유를 가져야죠. 충분히 채워져서 여유를 가지는 게 아니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웃으면서 둥글게 둥글게 살고 싶어서요."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
"진지하고 조용한 편이어서 밝게 웃을 수 있는 역할을 하면 저도 많이 웃게 되더라고요. 이강준은 우울한 감정을 이겨낸 사람이에요. 힘든 과정을 초월하고 복수를 하는데 이를 즐기는듯 하지만 복수의 감정 자체가 밝지만은 않죠." 1997년 MBC 청소년드라마 '나'로 데뷔한 김래원은 이강준을 연기하면서 유쾌한 웃음 뒤에 가려진 성숙함에 눈을 뜨게 됐다. "한해 한해 지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 자체가 달라질 텐데 작품에서 그런 눈을 뜨려고 노력했어요. 연기하면서 이강준의 가장 큰 부분이 어떤 여유라고 생각했어요. 돈이 아닌 다른 개념의 여유요." '여유'라는 키워드는 실제 김래원에게도 중요한 깨달음이 됐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던 김래원이 자신의 경험에 비춘 '여유'에 대한 대목에서 한층 더 진지해졌다. 매니지먼트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세상 일에 마음 앓이를 하기도 했고 최근 도난사건과 최송현과의 스캔들 등을 겪기도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개인적으로 어려움도 있었고 회사도 돈이나 큰 사업의 목적이 아닌 예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쉬운 일이 아니란 걸 깨달았죠. 원래 긍정적이었지만 그동안 많이 강해진 것 같아요. 이제는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살고 있어요." 올해 안에 입대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를 하게 될 예정인 그는 "지금은 마음이 편안하다"며 "여러 일이 있었는데 붙들고 있어봐야 좋을게 하나도 없다"며 웃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부지런히, 하지만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살고 싶어요. 연기에 대한 열정은 계속 지켜지길 바라지만 지금까지 독한 마음으로 살아왔으니 이제 조금 여유를 가져야죠. 충분히 채워져서 여유를 가지는 게 아니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웃으면서 둥글게 둥글게 살고 싶어서요."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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