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영화 ‘사랑을 부르는, 파리’
옴니버스 영화 ‘사랑을 부르는, 파리’
지난 7일 개봉한 프랑스 영화 <사랑을 부르는, 파리>는 파리를 주인공으로 한 사랑 영화다. 등장인물이 많고, 여러 이야기가 곁가지로 뻗어나가는 옴니버스 구조는 파리가 주인공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파리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배경처럼 펼치는 것이다. 팝과 재즈를 넘나드는 다국적 음악의 활기찬 리듬을 타고, 카메라는 센 강변과 메닐 몽탕 거리, 물랭루주(파리의 댄스홀)와 룅지스(세계에서 가장 큰 파리의 농수산물시장)를 탐닉하듯 훑어간다.
물랭루주의 무용수 피에르(로맹 뒤리스)는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곧 죽을 것 같다는 두려움에 빠진다. 죽기 전에 연애를 하고 싶은 피에르의 눈에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아름다운 여대생 래티시아(멜라니 로랑)가 들어온다. 래티시아를 짝사랑하는 노교수 롤랑(파브리스 뤼시니)은 익명의 문자 메시지로 래티시아를 괴롭힌다. 피에르를 달래주려고 아이 셋을 데리고 피에르와 함께 살게 되는 누나 엘리즈(쥘리에트 비노슈)는 메닐 몽탕 거리 시장의 야채가게 주인에게 호감을 품는다. 영화는 이렇게 수직적 수렴 구조가 아니라, 파리의 뒷골목처럼 조금은 복잡하게 전개된다.
파리지앵으로서 파리 찬가를 영화로 만든 세드리크 클라피슈(<스페니쉬 아파트먼트> <사랑은 타이밍>)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영원불변한 도시의 덧없는 초상”이라는 부제를 생각했다고 한다.
이재성 기자
사진 스폰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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