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부문에 들어온 것 자체가 상을 받았다는 느낌입니다."
배우 송강호가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인 '박쥐'로 다시 한번 칸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15일(현지시간) 오후 '박쥐' 공식 기자회견에 이어 칸의 한 해변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경쟁 부문 20여 편의 라인업을 보면 경쟁 부문에 들어온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강호는 2006년 감독주간에 오른 '괴물', 2007년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밀양', 지난해 비경쟁부문에 상영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이어 4번째로 칸에 초청받았다.
이번 영화에서 뱀파이어가 된 신부의 고뇌를 절제된 연기로 선보여 호평받은 그는 남우주연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칸 영화제에 경쟁 부문이든 비경쟁 부문이든 한국 영화가 많이 오니까 매년 올해는 어떤 작품이 칸에 갈지 기대하고, 칸에 간다고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반응도 있다"며 "하지만 겸손의 이야기가 아니고 경쟁 부문에서 세계적인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 자체가 상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세계 최고 거장들의 주옥같은 영화 20여 편이 출품됐기 때문에 '박쥐'라는 영화가 상을 못 받을 수도 있다"며 "만약 상을 못 받으면 작품에 하자가 있다고 생각하실까 염려스럽기도 하다"고 수상 여부로 영화를 판단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영화제라는 것이 올림픽의 금메달, 은메달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최고의 영화제에 들어온 것은 상을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상을 안 받아도 아무런 상관이 없고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조그마한 상이라도 받으면 더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영화제에 그가 주연을 맡았던 '밀양'의 이창동 감독은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박쥐'의 심사를 맡게 됐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심사위원이 되셨다는 말을 듣고 괜히 부담이 되실까 봐 전화 한 통도 못했다"고 말했다. '밀양'과는 정반대 분위기의 '박쥐'라는 영화로 다시 칸을 찾은 것에 대해 그는 "영화가 획일화된다는 것은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며 "'밀양' 같은 작품이 있다면 '박쥐' 같은 작품도 있어야 하고 그 다양성에 대해 체험하고 즐긴다면 더욱 풍성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밀양'을 좋아한다고 해서 '밀양'이 아니면 거북스럽게 생각한다면 불행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한국 관객이나 이곳 관객이나 '박쥐'를 보고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라고 다양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칸<프랑스>=연합뉴스)
올해 영화제에 그가 주연을 맡았던 '밀양'의 이창동 감독은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박쥐'의 심사를 맡게 됐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심사위원이 되셨다는 말을 듣고 괜히 부담이 되실까 봐 전화 한 통도 못했다"고 말했다. '밀양'과는 정반대 분위기의 '박쥐'라는 영화로 다시 칸을 찾은 것에 대해 그는 "영화가 획일화된다는 것은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며 "'밀양' 같은 작품이 있다면 '박쥐' 같은 작품도 있어야 하고 그 다양성에 대해 체험하고 즐긴다면 더욱 풍성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밀양'을 좋아한다고 해서 '밀양'이 아니면 거북스럽게 생각한다면 불행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한국 관객이나 이곳 관객이나 '박쥐'를 보고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라고 다양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칸<프랑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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