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주먹 쥐고 일어서’라
인디포럼 2009
비경쟁 독립영화 축제를 지향하는 ‘인디포럼 2009’가 29일부터 열린다. 인디포럼은 지난 1996년 젊은 감독들이 자신들의 영화로 관객을 직접 만나기 위해 시작한 영화제다. 올해 개막작은 서재경 감독의 <외출>(상영시간 9분), 김예영 감독의 <산책가>(8분57초)다. <외출>은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어느 날, 공중화장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전경과 시위대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며, <산책가>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뒤섞인 작품으로 시각장애인이 세상을 인지해 가는 과정을 소리와 촉감의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폐막작은 박홍준 감독의 <소년 마부>(9분)다. 국내 신작전에서는 모두 55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다큐멘터리로는 2007년 12월 대선 개표방송을 보면서 오가는 두 사람의 잡담을 통해 과거의 낯선 장면을 새롭게 해석한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김경만 감독), 힘겨운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기타 생산 공장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홍대 앞 인디 음악인들이 의사소통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기타이야기>(김성균 감독) 등이 상영된다. 국내 초청전에서는 이달 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신동일 감독의 신작 <반두비>와 윤성호 감독 등 10명의 감독이 참여한 <숏!숏!숏! 2009 : 황금시대> 등 7편을 상영한다. 올해 인디포럼의 슬로건은 ‘주먹 쥐고 일어서’다.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늑대와 춤을>에 나왔던 이 인디언 이름이 색다르게 들리는 건 요즘 세태 탓일 것이다. 인디포럼 프로그램팀은 “올해 상영작들은 섣불리 희망을 말하지는 않지만, 사회 주변부에 대한 상투적인 재현방식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며 “궁핍하고 암울한 시대를 사는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냉소가 아닌 유머, 눈물, 분노, 이성으로 ‘주먹 쥐고 일어설’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9일~6월5일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옛 명동극장), 30일~6월1일 홍대 앞 시네마 상상마당. www.indieforum.co.kr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인디포럼 작가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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