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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바가지 머리 싫어” 소년들 귀여운 투쟁

등록 2009-06-24 18:50

영화 ‘요시노 이발관’
영화 ‘요시노 이발관’
영화 ‘요시노 이발관’
오기가미 감독 데뷔작
‘전통과 혁신의 충돌’ 화두
모든 남자아이들이 바가지 머리를 한 마을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마을 전통이란다. 붕어빵 찍어내듯 똑같은 머리 모양을 양산해내는 곳은 바로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요시노 이발관. 주인 요시노(모타이 마사코) 아줌마는 등굣길 교문에서 두발 검사까지 해가며 아이들 머리 모양을 규제한다. 아이들은 이런 전통을 당연한 듯 받아들인다.

어느 날 도시에서 한 아이가 전학온다. 갈색 머리칼을 멋들어지게 넘겼다. 여학생들의 관심이 전학생에게만 쏠리자 남학생들은 머리 모양 탓이라 여긴다. 요시노 아줌마는 조용한 마을에 풍파를 일으킨 전학생 또한 바가지 머리로 만들려 하지만, 전학생은 요리조리 피해 다닌다. 아줌마의 아들임에도 바가지 머리에 불만을 갖게 된 게이타(요네다 료)와 그 일당은 일탈을 꿈꾼다. 전학생과 함께 이웃마을 미용실에 가기로 한 것이다. 과연 이들의 작은 반란은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 ‘요시노 이발관’
영화 ‘요시노 이발관’
25일 개봉하는 <요시노 이발관>은 <카모메 식당> <안경>을 만든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데뷔작이다. 15일 만에 촬영을 마친 초저예산 영화지만, 2004년 개봉 당시 10주 동안 일본 전역을 돌며 상영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그해 베를린 영화제 아동영화 부문 특별상을 받았고, 전주 영화제 등 10여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올해 전주 영화제에서 관객 설문조사 결과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꼽혀 재상영한 데 이어, 이번에 뒤늦게 정식 개봉하게 됐다.

오기가미 나오코는 일상의 소소하고 유쾌한 풍경 속에 뜻있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녹여낼 줄 아는 감독이다. 그는 <요시노 이발관>에서 ‘전통과 혁신의 충돌’이라는 녹록지 않은 화두를 던진다. 요시노 아줌마와 아이들은 각 진영을 상징한다. 감독은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는 대신 서로 인정하고 어우러지는 과정을 경쾌한 손짓으로 그려나간다. 꼭 이런 주제로만 보지 않아도 좋다. 2009년 대한민국 관객이라면, 억압과 통제에 맞서 자유과 권리를 찾으려는 귀여운 투쟁에 더 마음이 갈지도 모른다.

서정민 기자, 사진 시네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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