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 위크
올가을 추천 음악영화 3편
극장 문을 나설 때 음반 가게로 발길을 향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일랜드 영화 <원스>(2006)다. 독립영화로선 이례적으로 22만 관객을 모았는데,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반도 7만5000장이나 팔리는 바람을 일으켰다. 올가을, 극장 문을 나서는 당신의 발걸음을 음반 가게로 안내할 영화들을 소개한다.
자연과 음악의 조화
윈위크 시한부 선고, 그리고 음악 여정 24일 개봉하는 <원 위크>는 엄밀히 말해 음악 영화는 아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남자가 무작정 떠나는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하지만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섬세한 음악들은 단순한 배경 음악의 기능을 넘어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축 구실을 충분히 해낸다. 올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서 뮤지컬, 음악, 음악인 등을 소재로 한 영화를 소개하는 ‘시네 심포니’ 부문에 초청된 것도 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인정받았기 때문일 터다. 영화는 벤(조슈아 잭슨)이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둔 그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비보다.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가던 길에 충동적으로 오토바이를 사게 된 벤. “당장 치료를 받자”는 약혼녀의 간청을 뒤로하고 무작정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다. 일주일 동안 캐나다 곳곳을 누비며 그림처럼 아름다운 자연은 물론 온갖 사람들과 마주친다. 캐나다 밴드들이 연주한, 자연을 닮은 11곡의 음악이 벤의 여정을 줄곧 함께한다. 돌아온 벤은 말한다. “평생과도 못 바꿀 일주일”이었다고. “당신이 살 날이 단 하루, 한 주, 한 달 남았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으로 끝나는 영화의 여운이 짙다.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에게 기적을 선물하기 위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리틀 러너>(2004)로 호평을 받았던 마이클 맥고완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이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반은 발매 준비중이다. 돌아온 뮤지컬 영화
페임 매력덩이 뮤지컬 30년만에 리메이크
1980년 제작된 앨런 파커 감독의 <페임>은 춤, 노래, 음악, 연기 등 각 분야 최고만을 뽑는 뉴욕 예술학교 학생들이 최상위 1%를 향해 도전하고 경쟁하는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다.
개봉 당시 아이린 카라의 주제가와 더불어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고,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과 음악상을 받았다. 이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만들어져 25개 나라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24일 개봉하는 <페임>은 원작을 현대적 감성으로 되살려낸 리메이크작이다. 6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신예 배우들은 물론, 40 대 1 경쟁률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케빈 탄차로엔 감독도 눈길을 끈다. 그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엔싱크, 마돈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유명 가수들의 무대 연출가, 안무가, 뮤직비디오 연출가 등으로 활동해온 신예 감독이다. 제작진이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점이다.
영화 개봉에 앞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반도 벌써 발매됐다. 원작에서 아이린 카라가 불러 세계적으로 히트했던 ‘페임’, ‘아웃 히어 온 마이 온’을 비롯해 재즈계의 거장 조지 거슈윈의 ‘섬원 투 워치 오버 미’,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의 ‘아이 풋 어 스펠 온 유’, 존 레전드의 ‘오디너리 피플’, 샘 스패로의 ‘블랙 앤드 골드’까지 다양한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매력적인 곡들이 영화에 출연하는 풋풋한 배우들의 리메이크로 실렸다.
쿠바 음악의 오늘
하나나 블루스 현재진행형 쿠바의 선율
쿠바 음악은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을 통해 국내에 널리 소개됐다. 17일 개봉하는 <하바나 블루스>는 두 가지 면에서 <부에나…>와 차이점을 보인다. 우선 극영화라는 점, 또하나는 쿠바 전통 음악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 쿠바의 요즘 음악 경향은 한마디로 ‘하이브리드’다. 록, 팝, 펑크, 힙합 등 서구 음악들이 쿠바 전통 음악과 뒤섞여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영화 속 디제이는 말한다. “그 어떤 음악도 쿠바에 들어오면 끼 있는 음악인들로 인해 캐리비언의 색깔이 입혀집니다.”
영화는 쿠바 아바나의 두 젊은 음악인 루이(알베르토 요엘 가르시아)와 티토(로베르토 산마르틴)를 주인공으로 한다. 음악뿐 아니라 영혼의 단짝인 둘은 스페인 음반 회사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들뜨지만, 노예 계약이나 다름없는 조건에 갈등하게 된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그들. 하지만 어떤 결정을 내리든 중요한 건 따로 있다는 듯 그들은 노래한다. “어디에서든 당신이 바로 아바나”라고 노래하는 마지막 공연 장면과 교차편집되는 이별 장면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스페인 출신으로 쿠바에서 영화를 공부한 베니토 잠브라노 감독이 연출했다. 2006년 전주 국제영화제와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서 상영됐고, 관객 설문조사 결과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꼽혀 올 전주 영화제에서 다시 상영됐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끈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반도 국내 출시됐다. 쿠바 데스메탈까지 들어볼 수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소나무픽쳐스, 미디어소프트, 누리픽쳐스 제공
윈위크 시한부 선고, 그리고 음악 여정 24일 개봉하는 <원 위크>는 엄밀히 말해 음악 영화는 아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남자가 무작정 떠나는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하지만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섬세한 음악들은 단순한 배경 음악의 기능을 넘어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축 구실을 충분히 해낸다. 올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서 뮤지컬, 음악, 음악인 등을 소재로 한 영화를 소개하는 ‘시네 심포니’ 부문에 초청된 것도 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인정받았기 때문일 터다. 영화는 벤(조슈아 잭슨)이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둔 그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비보다.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가던 길에 충동적으로 오토바이를 사게 된 벤. “당장 치료를 받자”는 약혼녀의 간청을 뒤로하고 무작정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다. 일주일 동안 캐나다 곳곳을 누비며 그림처럼 아름다운 자연은 물론 온갖 사람들과 마주친다. 캐나다 밴드들이 연주한, 자연을 닮은 11곡의 음악이 벤의 여정을 줄곧 함께한다. 돌아온 벤은 말한다. “평생과도 못 바꿀 일주일”이었다고. “당신이 살 날이 단 하루, 한 주, 한 달 남았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으로 끝나는 영화의 여운이 짙다.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에게 기적을 선물하기 위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리틀 러너>(2004)로 호평을 받았던 마이클 맥고완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이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반은 발매 준비중이다. 돌아온 뮤지컬 영화
페임 매력덩이 뮤지컬 30년만에 리메이크
폐임
1980년 제작된 앨런 파커 감독의 <페임>은 춤, 노래, 음악, 연기 등 각 분야 최고만을 뽑는 뉴욕 예술학교 학생들이 최상위 1%를 향해 도전하고 경쟁하는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다.
캐링턴 페인
하나나 블루스 현재진행형 쿠바의 선율
하바나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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