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화 <파수병>
스릴러 가장한 섬세한 드라마
세계의 명화 <파수병>(E 밤 11시) 1980년대 후반 소련과 동구권 공산주의가 몰락한 시대적 상황을 일상적인 차원으로 변환하여 참신한 방식으로 그린 작품이다. 줄거리만 보자면 단순한 스릴러 장르로 규정될 법하지만 정작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은 치밀한 추리나 팽팽한 긴장감 조성과는 좀 거리가 있다. 흡사 첩보전 같은 상황을 구실 삼아 심리적 곤경에 처한 주인공의 상태, 자의식과 패기로 가득 찬 젊은 군상의 모습, 개인에게 남겨진 과거사의 잔재들을 섬세하게 그리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또한 죽음과 삶 등의 문제에 관한 철학적 질문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으며, 누벨바그의 계승자라는 평가를 받는 아르노 데플레섕 감독의 작품답게 대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92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및 세자르상 남우주연상 수상. 1992년 프랑스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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