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화배우 비야체슬라브 티호노프가 4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고 5일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81세.
러시아 영화제작자 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가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배우가 되기 전 선반공이었던 그는 1948년 소비에트 선전 영화 `젊은 수비대'에 출연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그는 특히 레오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를 영화화한 동명 작품에서 주인공인 안드레이 볼콘스키 왕자 역을 맡아 열연했고 이 작품이 1967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외국어 부문 작품상을 받으면서 서방에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그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은 1973년 러시아 TV의 첩보 시리즈물에서 나치에 대항하는 소련 첩보원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역할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소비에트 정부로부터 여러 개의 훈장을 받기도 했다.
약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티호노프는 1994년 스탈린 시대 대숙청을 내용으로 한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 것을 끝으로 은막에서 은퇴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그가 없는 러시아 문화는 상상할 수 없다"며 조의를 표시했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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