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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최양일 감독 ‘퀼’…조미료 없이도 깊은 맛

등록 2010-01-03 18:23

영화 <퀼>
영화 <퀼>
장애인 안내견 일생 쫓아
일상의 조각으로 큰 울림
최양일 감독의 영화 <퀼>은 일반 애완견에서 맹인 안내견으로 거듭난 개의 일생을 통해 인생을 관조하는 영화다. 일상의 조각들에서 깊은 울림을 퍼올리는 거장의 경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작이다.

영화는 눈도 뜨지 못한 5마리 강아지가 어미젖을 찾아 본능적으로 낑낑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객석에선 “귀여워, 귀여워” 하는 탄성이 그치지 않는다. 개 주인은 새끼를 맹인 안내견으로 키우고 싶어 한다. 맹인 안내견이 되려면 예민하거나 촐싹대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5마리 중 가장 느리고 둔한 강아지가 맹인 안내견 후보로 뽑힌다. 이 강아지 이름이 ‘퀼’. 왼쪽 옆구리에 날아가는 새 모양의 얼룩이 있다고 붙여준 이름이다.

퀼은 세번의 이별을 겪는다. 생후 45일이 지나 어미와 헤어져 ‘기르는 부모’에게 맡겨지는 첫번째 이별, 1년 동안 ‘기르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은 뒤 훈련센터로 옮겨지는 두번째 이별, 그리고 훈련을 끝내고 만난 맹인과의 세번째 이별.

할리우드 영화라면 갖은 양념을 동원해 감동을 쥐어짜겠지만, 일본 영화의 거장 최양일 감독은 여유 있게, 천천히 그저 바라본다. 재일조선인 2세 택시기사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준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1993), 역시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 아버지의 이기적인 탐욕과 고집을 그린 <피와 뼈>(2005), 동생에 대한 복수심으로 잔인한 칼을 가는 <수>(2007) 등을 통해 인간의 본능과 인생을 영화에 담아왔던 거장 다운 결정이다. 실재했던 래브라도 레트리버 맹인 안내견의 이야기를 담은 원작 <맹인안내견 퀼의 일생>은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티브이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7일 개봉.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동아수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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