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니콜라’
‘꼬마 니콜라’ 영화로 나와
장자크 상페의 <꼬마 니콜라>가 영화가 되어 찾아왔다. 1950년대 말 스토리텔러 르네 고시니와 함께 한 신문에 연재한 꼬마 니콜라는 단행본으로 출간돼 전세계적으로 1800만부가 팔렸다. 1980년대 초 한국에서도 나와 100만부나 팔렸다. 그림으로 태어난 꼬마 니콜라가 실제 인간이 되기까지 50년이 걸린 셈이다. 조각으로 된 원래 이야기들을 하나의 스토리가 되도록 짰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그림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 생생하다. 장래 희망이 고민인 장난꾸러기 니콜라(막심 고다르)는 물론 먹는 것이 부러워 장관이 되려는 알세스트, 전용 운전사가 있는 조프루아, 공부도 고자질도 일등인 아냥, 강도가 되고 싶은 외드, 촐싹이 요아킴, 파리에 살며 센강도 모르는 클로테르, 호루라기가 좋아 경찰이 꿈인 뤼퓌스 등 악동들은 관객들을 아이들 세상으로 빨아들인다.
그 세상은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1960년대. 텔레비전이 없던 그 시절 놀이란 집 안에서는 동화책을 읽고 밖에서는 공차기, 술래잡기, 전쟁놀이, 소꿉놀이를 하는 게 전부.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에 반바지를 입은 영화 속 악동들의 놀이에는 그림 동화, 보물섬 등의 이야기가 그대로 녹아 있다.
아빠가 갑자기 엄마에게 잘해주자 동생이 생겼다고 오해한 니콜라는 자기를 숲에 갖다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함께 대책위원회를 만든다. 집안 청소로 엄마아빠 점수를 따려던 작전이 실패하자 동생을 처치해 달라고 애꾸눈 악당한테 부탁한다. 문제는 돈. 이를 위해 한모금만 먹으면 천하장사가 된다는 마법의 약을 만들어 아이들한테 판다. 이런 골격에다 교실,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아이들의 혀짜래기 대화와 어른들의 익살 연기에 버무려져 있다.
쉴새없이 웃다 보면 못 말리는 니콜라가 어느새 의젓하게 변해 있다. “나의 희망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28일 개봉. 전체 관람가.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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