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모니’
새 영화 ‘하모니’
‘살인범’ 김윤진·나문희 모정 열연
한많은 여자 교도소 합창 무대로
감옥서 핀 모정 ‘눈물 바람’ 불러
‘살인범’ 김윤진·나문희 모정 열연
한많은 여자 교도소 합창 무대로
감옥서 핀 모정 ‘눈물 바람’ 불러
“엄마 일 가는 길엔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장소는 청주 여자교도소. 아기 재우는 노래가 들린다. ‘금남의 집’에 웬 아기며 웬 자장가? 새 영화 <하모니>는 아이 낳는 장면과 5호실 감방을 비춰주고, 관객들이 같은 방 수형자 6명의 얼굴을 익힐 즈음 사형수 문옥의 입을 통해 노래를 들려준다. 하필 이 노래람? 교도소에 들어와 아이를 낳은 정혜는 외부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아 소장한테 합창단 결성을 제안한다. 교도소장은 수감자들의 정서 안정에 좋다며 찬성하고, 정혜는 아이와의 특박이란 조건을 내건다. 이 합창단에 5호실 동료 전원이 동참한다. 즉 의처증 남편의 폭력에 맞서 뱃속의 아이를 지키려다 남편을 죽게 한 고아 출신 정혜(김윤진), 고리채로 피를 말리는 사채업자를 살해한 밤무대 가수 화자(정수영), 실수로 기술을 걸어 애인을 죽게 한 전직 프로레슬러 연실(박준면)이 단원으로 참여하고, 믿었던 제자와 남편이 바람피우는 것을 목격하고 이들을 살해한 음대 교수 문옥(나문희)이 지휘자로 모셔진다. 어려서부터 성폭행을 해온 의부를 살해한 음대생 유미(강예원)가 뒤늦게 참여해 합창단을 완성한다. ‘이렇게 하야, 우여곡절 끝에 휑뎅그레 썰렁한 교도소에 아름다운 화음이 널리 울려퍼졌으니, 툭하면 다툼에 싸움질이던 청주 여자교도소가 전국 교도소 가운데 으뜸가는 행형기관이 되었다더라’, 하면 완전히 옛날 문화공보부 시절 국가 홍보 영화이거나 잘하면 할리우드 맛이 가미된 <시스터액트>다. 하지만 <찔레꽃>이 어디 예삿노래인가.
영화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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