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식객: 김치전쟁’ 장은 역의 김정은.
원작 넘어서려다 설정 과욕
관객들 몰입 방해 감점요인
관객들 몰입 방해 감점요인
<식객: 김치전쟁>은 참 많은 것을 담았다. “어머니와 가장 닮은꼴인 김치를 다루고 싶”은 기획자의 포부는 원작인 허영만 만화 <식객> 저 너머를 지향한다. 문제는 그것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 영화의 골격은 ‘김치대회’를 통한 ‘음식남매’ 성찬과 배장은의 대결. 대회는 장은의 말처럼 “밥상의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인 반찬에 머물고 있”는 김치를 세계와 통하는 ‘그 무엇’으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 일주일 간격으로 1~3차 과제가 주어진다. 첫 과제는 ‘백의민족’. 조건은 단 하나, 고추를 쓰지 말라. 장은은 ‘콜라비 나박김치’를 재래식 자염을 써서, 성찬은 전라도 건들김치를 재래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콜라비 나박김치는 전통과 퓨전의 만남을, 건들김치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에 초점을 두면서 전자는 즉석김치, 후자는 숙성김치임이 간과된다. 둘째 과제 ‘아침의 나라’ 역시 두루뭉술하다. ‘황태 해초김치’를 내세운 장은의 지향은 처음처럼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계인의 입맛에 맞도록 적절한 변화를 주”는 것. “쫀득한 황태살의 감칠맛이 속에 든 김치 맛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대게 김치를 갖고 나온 성찬은 엄마한테 버림받은 쓰라린 상처가 “끝에 쓴맛이 쭉 올라”옴으로써 감점을 당한다.
영화 ‘식객: 김치전쟁’ 성찬 역의 진구.
여기에 남북한 문제까지 버무려 넣으면서 영화는 주재료와 양념이 충돌하고 급기야는 배우들의 연기를 돌아볼 겨를을 못 내게 만든다. 28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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