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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천국보다 더 끌리는 ‘가족의 품’

등록 2010-02-21 18:23수정 2010-02-21 18:24

영화 <러블리 본즈>
영화 <러블리 본즈>
죽은 뒤 시간 그린 ‘러블리 본즈’
피터 잭슨표 이미지의 향연
물풀로 일렁이는 바다. 바다에 비치는 커다란 얼굴. 원색의 둥근 공과 펭귄처럼 생긴 나무, 거대한 병들과 그 속의 범선들….

영화 <러블리 본즈>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묘사하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득하다. <킹콩>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은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기로 작심한 미술가처럼 보인다. 모든 장면이 새롭고 아름답다.

그러나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영화를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실망이 클 것 같다. 연쇄살인범에 의한 열네살 소녀의 피살을 다루지만, 살인범이 누구인지를 쫓는 게 이 영화의 목표는 아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주인공 수지 새먼(시어셔 로넌)은 “14살, 나는 살해당했다”라고 말한다. 범인도 금세 드러난다. 이웃에 사는 성도착자 조지 하비(스탠리 투치).

대신 영화는 새먼이 죽고 나서 천국으로 떠나지 못하고 이승의 언저리에 머물면서 가족들과 남자친구를 바라보는 데 집중한다. 영화의 모든 독백은 죽은 자의 독백이다. 새먼이 죽고 나서 새먼의 아빠(마크 월버그)는 범인을 찾느라 일상을 포기한 상태가 되고, 엄마(레이철 바이스)는 딸의 기억에서 벗어나려고 머나먼 농장으로 떠난다. 새먼이 이제 가족들의 곁을 떠나겠다고 결심할 무렵, 범인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가족들은 다시 한데 뭉친다. 새먼은 “이게 바로 러블리 본즈”라며 “나의 죽음으로 생긴 사랑과 유대감, 이런 사랑이 때론 보잘 것없어 보이고 너무 큰 희생이 따르기도 하지만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고 말한다.

영화 <어톤먼트>에서 언니를 질투하는 깜찍한 소녀 브라이오니 탤리스 역으로 주목받았던 시어셔 로넌은 첫 키스의 느낌을 궁금해하는 10대 소녀의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새로운 이미지와 함께 피터 잭슨이 정말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은 시어셔 로넌의 갸름한 얼굴과 파란 눈이 아니었을까. 25일 개봉.

이재성 기자,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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